코스닥시장이 최근 한달 가량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그동안 동면에서 깨어나지 않던 인터넷 관련주마저 초강세로 돌아서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코스닥시장이 상승사이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껏 코스닥 주가를 끌어온 내수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이날 특소세 인하 결정으로 소멸됐다”며 오히려 단기 정점에 근접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 8월 수출 실적이 감소세를 나타난 것도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 바닥 확인했다"=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장기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거래소가 종합주가지수 700 밑으로 하락하지 않은 것처럼 코스닥지수도 320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시각을 갖고 있는 측은 이날 인터넷주 초강세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을 알려준 바로미터로 인식하고 있다. 인터넷주는 코스닥시장의 유일한 자체 엔진으로 꼽혀 거래소시장의 등락과 연동되지 않고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NHNㆍ다음 등 5개 주요 인터넷 업체들의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반기보다 각각 21%,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호전을 기반으로 한 주가 견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인터넷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주도세력이 바뀌고 있다=
여기에 증시 주도세력이 수출과 외국인에서 내수와 개인투자자로 바뀌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현 증시는 내수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변화가 이끌고 있다”며 “지난 상승장에서는 오르는 종목만 오르고 나머지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매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즉 외국인 대신 개인투자자의 증시 주도력이 살아나고 수출 대신 내수관련주들이 힘을 얻고 있어 코스닥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올들어 실적과 펀더멘털이 좋은 우량주들의 신규 등록이 잇따른 데다 퇴출 강화로 부실 기업들을 솎아내면서 투자 환경이 개선된 점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내수주 위주의 코스닥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코스닥이 대세 상승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뉴스에 팔아라'경고도 팽팽=
최근 들어 거래소는 물론 코스닥의 이슈는 내수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내수주의 강세였다. 특히 코스닥은 LG홈쇼핑ㆍCJ홈쇼핑ㆍ국순당 등 내수주들이 이끌어왔으며 이날 역시 홈쇼핑주가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특소세 폐지 발표를 마지막으로 코스닥은 단기 끝물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내렸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을 되새겨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컨설팅 업체인 BIBR인랩스의 신동준 사장은 “지난달 초부터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미리 읽은 외국인들이 관련주들을 집중 매수했으며 최근에는 이 같은 모멘텀 플레이가 끝났다고 보고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강세가 며칠 더 갈수는 있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정보기술(IT)주의 모멘텀 부재를 불식시킬 만한 호재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시장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이 지난 대세 상승장에서 처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는데다 기업의 실적 둔화 추세에 변화조짐이 없는 만큼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8월 수출액이 6개월 만에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간 데 대해 “시장이 마지막으로 붙잡고 있던 수출이 감소세를 확인한 만큼 단기 급락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코스닥보다는 수출주 위주인 거래소가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