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자산업이 IT, 디스플레이, 반도체, 백색가전 등 대다수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특히 올 한해도 삼성, LG를 주축으로 기술 표준화 주도 및 차세대 첨단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한국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등 한국 전자업체들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브라운관, PDP,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부문 `그랜드 슬램'(4관왕)을 비롯, 휴대폰,메모리 반도체, 홈시어터, 에어컨, 광스토리지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석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집계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각각 8천850만대, 4천350만대이며 여기에다 팬택 계열의 1천800만대(자체 집계)를 추가할 경우 세계 단말기 시장(6억7천45만대 가량)의 22% 가량을 점유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시장에서 유통되는 휴대전화 4대 중 1대 가량이 한국산인 셈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 이미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힌 LCD와 브라운관에 이어 지난해PDP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 디스플레이 부문 `그랜드슬램'(4관왕)의 영광을 안으며 디스플레이 최강국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PDP의 경우 일본 전문조사기관 TSR의 분석 자료를 기준으로 삼성SDI(25%), LG전자(23%)에 더해 오리온 전기, UPD까지 합하면 한국의 점유율이 5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도 디스플레이서치 예상치를 기준으로 삼성SDI 40%, 대만 라이트디스플레이 33%, 일본 파이오니아 25% 순이었다.
브라운관의 경우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합하면 시장점유율이 60%에 육박하고 LCD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지난해 점유율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산이 전세계 PDP, LCD, 브라운관 TV 패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의 잠정 집계 결과 지난해 D램 시장에서 하이닉스가 5년만에 2위 자리를 되찾는 등 삼성전자 28.8%, 하이닉스 16.4%의 시장점유율로 한국이 D램 1위국의 위상을 확고히 했고 D램을 포함한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지난해 한국이 약 35-40%의 점유율로 1위를 고수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홈시어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33% 정도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개별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소형화, 고성능화 추세와 맞물려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MCP(다중칩)에서 지난해 약 25%의 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오른 것이 확실시돼 D램, S램, 대형 TFT-LCD, 컬러 모니터, VCR, 컬러 TV, 플래시 메모리, LDI(LCD 구동칩)에 더해 세계 1등 품목이 9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92년 D램 1위에 처음 오른 뒤 세계 1등 품목을 하나씩 추가해 왔으며 2000년 이후에는 VCR(2001년), 컬러TV(2002년), LDI(2002년), 플래시 메모리(2003년)등을 `세계 1등 품목군'에 추가했다.
LG전자는 2000년 세계 에어컨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등극한 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 기록을 세웠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량이 1천만대를 돌파, 19.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PC 등 저장매체에 이용되는 광스토리지 부문에서도 9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