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부 대기업 부실 우려는 과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회사채 시장도 걱정할 수준 안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동양 사태와 관련해 "일부 대기업의 부실 우려는 과장됐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2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민행복기금 성과점검 세미나'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동양 사태와 관련해서는 회사채 시장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며 다른 기업의 부실 우려 또한 과장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동양의 법정관리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해 "회사채 시장 상황은 아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른 기업에 대한 우려도 시장에서 과장된 것으로 본다. 모니터링 중이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의 발언은 동양 사태 이후 업계에서 떠도는 '부실 기업 블랙리스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동부와 한진그룹처럼 철강ㆍ건설ㆍ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을 둔 그룹이 제2의 동양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그러나 한라건설과 현대상선에 이어 최근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이 회사채 신속인수제 지원을 신청했고 한진해운도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장은 동부그룹의 경우 자구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업계에서 얘기가 나올 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지난 14일 "당장 문제가 될 만한 대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뱅크런에서 볼 수 있듯 불필요한 불안심리가 조성되면 멀쩡한 기업도 무너질 수가 있다"며 "금융위는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 같다"고 했다.

회사채와 관련해서도 올 들어 저신용등급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기능이 상실될 정도는 아니라는 게 금융위의 생각이다. (주)동양과 동양레저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0일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BBB-'의 금리는 연 8.94%였지만 계속 올라 이달 14일에는 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금리가 하락해 24일 오전 기준으로 연 8.92%까지 낮아졌다. 'AA-'등급 금리도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다 다시 하락하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동양 사태로 회사채 등 시장에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당국의 판단"이라며 "다만 시장 상황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회사채 시장의 경우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올해 A등급 이하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웅진그룹 사태부터 최근 동양까지 악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발행된 총 회사채 발행액(35조275억원) 가운데 A등급 이하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비중은 22.6%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A등급 이하 비우량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2005년 59.9%까지 올랐다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35.8%까지 떨어졌다.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