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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로(0).'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연초 대비 수억 원씩 급락했고 수익형부동산인 상가, 오피스텔의 투자수익률도 예전보다 못한 연 5~6%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적극적으로 찾아보면 길이 없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우선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한다. 불황으로 경매시장에 새로 나오는 물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경매가 진행중인 물건의 유찰 및 재입찰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좋은 물건을 그만큼 싸게 사들여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경매는 고위험ㆍ고수익 투자처다.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입찰 전 철저한 조사와 분석만 뒷받침되면 일반 매매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게 바로 경매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하반기 경매시장은 풍부한 경매물건을 기반으로 저가 낙찰이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매시장의 투자요령을 상품별로 알아봤다. 매월 고정 수입 올릴 수 있는 상가·오피스텔 등 '1순위'
'침체 수렁' 부동산시장… 경매로 눈돌려라
은행이자보다 2~3배 수익 가능한 고시원·다가구주택·원룸 등도 주목
단기적 시세차익 기대 힘들어져 아파트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 '하반기 경매시장, 큰 장 선다' 경매시장이 침체된 부동산 재테크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매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물건을 의미하는 신건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입찰건수 대비 낙찰건수를 의미하는 낙찰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은 점차 무르익고 있다. 부동산 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경매 신건은 지난 2월 6,787건을 저점으로, 3월 1만14건, 4월 1만231건, 5월 9,801건 등 연초 대비 30~40%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건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유찰되는 물건수가 누적돼 전체적인 경매물건 수가 많은 큰 장이 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낙찰률도 지난 1월 44.3%에서 5월에는 32%로 하락했다. 연초에는 경매 물건 10건 가운데 절반이 주인을 찾았다면 지금은 3건 밖에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만큼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낙찰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익률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기에 대비한 선투자가 필요한 법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시장 침체기가 오히려 경매투자의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매 전문가인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경매시장이 매력 있는 시장"이라며 "다만 시장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고 향후 상승가치가 높은 물건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 가능한 수익형부동산을 노려라= 경매 물건을 고를 때도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무조건 싼 물건을 잡아 시세차익을 노리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임대 수익을 동시에 노려보는 것이다. 상가ㆍ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표 상품이다. 최근 투자수익률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 상태지만 매월 고정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노후 대비용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수익형부동산은 단연 인기다. 수도권의 경우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이 아파트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상업용 시설은 올들어 계속 상승하면서 60%를 넘어섰다. 특히 임대수익률이 좋은 고시원은 경매시장에 물건은 많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감정가를 훌쩍 넘겨 낙찰되기도 한다. 또한 전ㆍ월세가 급등으로 역세권이나 대학가 주변의 오피스텔도 계속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형부동산을 경매로 구입할 경우 시중금리와 임대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가를 낙찰 받을 때는 반드시 현장조사를 통해 배후인구와 입지조건 등을 분석해야 한다. ◇다가구주택, 원룸도 인기 끌 듯= 다가구주택은 임차인이 많아 권리분석이 복잡한 편이지만 투자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이다. 서울 등 수도권 외곽지역 다가구주택의 낙찰가율은 70% 선이지만 도심 역세권 일대는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웃도는 경우도 많아 평균 낙찰가율이 80%에 이른다. 특히 원룸으로 이뤄진 임대용 다가구주택이나 리모델링 등으로 개조가 가능한 역세권, 대학가 주변의 다가구주택은 경매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이런 경매물건은 은행이자 보다 평균 2~3배 높은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노후를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투자금이 적고 임대 또는 매각이 수월한 소형주택은 응찰자가 꾸준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립ㆍ빌라ㆍ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단기투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들의 경우 재개발ㆍ재건축 대상 지역의 대지지분이 큰 물건을 노려볼만하다. 임대수익을 올리다가 개발이 되면 입주권을 받거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 올 상반기 경매시장의 낙찰가율 하락을 주도한 것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연초 83.5%에서 지난 5월 78.5%로 5%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낙찰가율 하락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3번씩 유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입찰에 부쳐진 노원구 중계동 중계 무지개아파트 전용 50㎡는 감정가 2억6,000만원에서 2회 유찰됐다. 하지만 3차 입찰에서 34명이 몰린 끝에 감정가의 73.8%인 1억9,189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업계에서는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심리적 지지선 이하로는 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3회 유찰된 물건을 최소한의 가격으로 낙찰 받았다가 시장 회복기에 팔아 수익을 올리겠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강은 팀장은 "앞으로 나오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어느 정도 떨어진 시세를 반영할 것"이라며 "감정가와 시세 격차로 발생한 낙찰가율 하락도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는 다른 경매물건 보다 시세파악이 쉽고 권리 분석이 비교적 간단하다. 환금성도 뛰어나다는 측면에서 경매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다른 상품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자금계획을 고려, 입지가 좋은 인기 물건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투자자들이라면 가치보다 크게 하락한 중대형주택을 저가 매입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가격 하락 폭이 큰 만큼 단위 면적당 가격이 소형 아파트 보다 저렴한 곳도 많다. 다만 중대형 아파트는 낙찰을 받아도 임대나 매매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 철저하게 중장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초보자는 1억 미만 소액 투자 바람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