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돈 17조] '대이동' 신종적립신탁 만기 잇달아

은행 신종적립신탁의 만기도래와 증시 활황으로 연말 자금대이동이 시작됐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부동산 수요진작 정책이 겹치면서 부동산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조짐이 일고 있다.1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은행들이 팔기 시작, 시중자금을 대거 흡수했던 신종적립신탁의 만기가 15일부터 돌아옴에 따라 이 자금의 향배에 증시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적립신탁은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시중금리가 연 20~30%로 치솟으며 자금난이 심화하자 은행들이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연 20~22%의 수익률을 제시하며 판매한 상품으로 연말까지 총 17조1,367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신종적립신탁은 운용실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나 최근의 실세금리 하향안정세에 비춰 연 11%대를 웃돌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 대대적인 자금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고객과의 개별접촉, 안내문 발송 등으로 이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고금리에 맛들인 고객들은 활황세를 타는 증권시장이나 부동산을 오가며 새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삼성증권 영업부 관계자는 『은행신탁과 거래중인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위해 계좌를 미리 개설하는 수요도 줄을 잇고 있다』며 『신종적립신탁의 만기도래가 시작되는 2~3일 후 고객예탁금이 크게 증가할 경우 연말 큰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0월 5,110억원, 11월 9,379억원이 늘어나며 증시활황세를 이끌었던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지난주 한주 동안 무려 1조5,606억원이 증가, 시장에너지가 쉽게 소멸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부동산시장도 아파트 신규분양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현대건설이 분양한 926세대의 평촌신도시 귀인마을 조합아파트가 접수 1시간 만에 청약이 마감되는 이변을 기록한 것을 비롯, 지난 6월 1~3%대까지 떨어졌던 신규아파트 청약률이 이달들어 70%선에 근접하고 있다. 여기에 1가구 1주택 1년 이상 보유시 양도세 면제 등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수요진작책을 펴는 바람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작된 부동산열기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금융상품만을 선호하던 투자자들도 금리하락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 단기상품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장기투자를 늘리고 있어 금융시장 자금이동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은행 요구불 예금이 이달들어 지난 9일까지 1조2,519억원이나 빠져나간 반면 저축성예금 수신은 2조4,730억원 증가했다. 초단기 상품인 투신사 MMF도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1조9,310억원이나 몰리며 인기를 끌었으나 11월 중 1조5,138억원 빠져나간 데 이어 이달들어 9일까지도 1,439억원이 감소했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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