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설자리 잃어버린 '껍데기' 가장 그려

■ 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문이당 펴냄)


1996년 암 선고를 받고 가족과 남은 생애를 정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소설 '아버지'는 3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아버지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아버지'의 저자 김정현이 이번엔'아버지의 눈물'로 돌아왔다. 당시 소설 '아버지'의 주인공은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남아있던 시절 경제 개발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펴낸 '아버지의 눈물'에서 주인공 아버지는 혼란스러웠던 사회에 휩쓸리듯 밀려나온 사람으로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껍데기' 가장이다. 소설은 군대를 제대한 아들이 주인공에게 대학에 복학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시작된다. 대학공부가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새로운 길을 찾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아들은 더 이상 부모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다. 벤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남들 보기 처럼 멋지진 않다. 증권회사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로 공금을 유용해 주식 투자를 했는데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돈을 메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소설은 자식들은 88만원 세대가 되어 부모를 바라보고 있고, 자신은 일자리를 언제 잃게 될 지 불안한 이 시대 50대 가장의 모습을 그려낸다. 대화가 단절된 가족과 사회에서 밀려난 아버지의 모습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나니 진정으로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변치 않는 가치와 희망이 바로 '가족'에게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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