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반등하는 국면을 활용해 ‘펀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해 주가급락으로 큰 손해를 봤지만 환매도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주가가 반등하기만을 기다려왔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1,400선에 근접하자 상당수 펀드 투자자들이 비중 확대 또는 환매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 만큼 펀드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비슷비슷한 펀드들을 우량 펀드로 압축하고 전망이 불투명한 펀드들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같은 스타일의 펀드라도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는 과감히 다른 펀드로 교체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펀드도 구조조정해야=개인의 투자성향이나 자금 성격에 따라 투자 전략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리서치팀장은 “펀드 비중이 높았던 투자자들이라면 분할 매도를 통해 좀더 안전한 자산인 주가연계증권(ELS), 채권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로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증시가 반등했다고 위험 자산비중을 급격히 줄이고 예금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좋지 못한 전략으로 지적됐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현금성자산을 들고 있는 것은 손해”라며 “증시를 아예 떠나기보다는 그 안에서 비중을 조정하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우량 펀드로 압축해야=전문가들은 비슷한 성향의 펀드에 중복 투자했다면 이번 기회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삼성리서치펀드ㆍ미래에셋디스커버리ㆍ트러스톤칭기스칸 등은 대형주 위주로 편입하면서 코스피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의 펀드로 분류된다. 특히 해외 펀드의 경우 봉쥬르 차이나, 미래에셋 인사이트,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역시 홍콩증시 비중이 높아 이런 펀드에 나눠 투자했다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비슷한 펀드에 가입했다면 그 중 우량한 펀드를 압축해 투자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스타일, 섹터, 국가 펀드 등의 경우 어느 정도 수익률이 회복됐다면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 센터장은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 비중을 높이고, 중국ㆍ브라질ㆍ인도 등의 해외 펀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성격의 펀드라도 수익률이 유독 떨어진다면 펀드를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식형펀드는 한쪽 방향을 유지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지난 1~2년간 같은 스타일의 다른 펀드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았다면 갈아탈 필요가 있다”며 “수익률이 꾸준히 상위 30% 안에 드는 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