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안보리 제재에 주력할듯

北 6자회담 복귀 가능성 희박<br>힐 "北 태도에 실망"… 제재안 반대 中 향후 대응 주목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2일 리자오싱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국제구락부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관련국들이 모두 명확하고 확고한 한 목소리를 북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베이징~서울~도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려다 돌연 베이징으로 기수를 돌린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아무런 외교적 성과 없이 13일 베이징을 떠나는 것은 북한 설득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다고 결론지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안 처리에 무게가 붙게 됐다. 북한에 시간과 기회를 준 만큼 미국과 일본 등 강경 제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제재안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안보리 차원의 제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북한 제재 수위를 놓고 국제사회의 갈등이 커지면서 미사일 문제가 표류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적 해결 난항=힐 차관보는 이날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 중국 관리들과의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힐 차관보는 시간만 축내며 베이징에 있느니 워싱턴으로 돌아가 제재안 처리에 노력을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우 부부장은 지난 10일 후이량위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친선대표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담을 갖는 등 미사일 발사유예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먼저 금융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이에 대해 북한이 중국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의 회담복귀만이 유일한 문제해결 통로라고 밝혀 6자회담에 앞서 북한과의 양자접촉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안보리 제재 놓고 국제사회 갈등 전망=힐 차관보가 빈손으로 귀국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은 안보리 제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UN이 안보리 결의안 표결을 미루고 중국에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준 사실을 언급하며 “불행히도 우리는 북한이 이 과정에 대해 (중국이나 UN 안보리와) 같은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아직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설득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제재안에 대해 앞장서 반대했던 중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이날 중국이 일본과 미국이 제출한 안보리 결의안에서 ‘제재’ 조항을 삭제하고 ‘비난’ 결의안으로 격을 내리는 방안을 제안해 입장변화가 없음을 보였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미국이 제재 문제에 양보함으로써 6자회담 회복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다 이 문제에 관해 중국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첫 입장 표명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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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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