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행복한 100세 시대] 안정적 노후를 위한 선행학습

금융상품·연금 활용해 노후자금 쌓고

사회활동 위한 제2 직업도 준비해야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이라면 선행학습에 대한 고민을 대부분 해보았을 것이다. 특히 수학과목 같은 경우 공부 좀 시킨다 하는 부모들 사이에서는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1~2년의 선행은 너무도 당연하고 중학교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일부 학부모들은 "중학교 졸업 전까지 고등수학과정을 모두 마쳐야 인생이 편하다"며 자녀들에게 보이지 않는 채찍질을 가하기도 한다. 물론 선행학습이 일정 부분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필요 이상의 선행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녀에게 해가 될 수도 있으니 같은 부모 입장에서 적절하게 조절해 줄 것을 권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자녀에게는 그토록 선행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이 정작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선행학습의 일종인 노후준비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지 묻고 싶은 것이다. 자녀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하고 그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 선행학습을 하는 것처럼 부모들도 길어져만 가는 인생 후반기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과연 자녀에게 강조하는 것만큼 노후준비 선행학습을 잘하고 있는 부모들은 얼마나 될까. 사실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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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적인 관점에서 한 번 살펴보자.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저학년 때 조금씩 어려운 공부를 미리 해두면 고학년에 가서 조금 더 쉽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각종 금융상품과 연금 등을 활용해 은퇴 이후 필요한 노후생활비를 꾸준하게 적립해 간다면 훨씬 더 편안한 인생 후반기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일종의 재무적인 선행학습의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자녀들에게는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하라고 하는 부모들이 자신은 현재의 삶에 여유가 없다며 은퇴 이후를 대비한 재무적인 선행학습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현실을 접할 때면 몹시 이율배반적 상황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길어진 인생만큼 현재의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후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를 준비하는 것도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선행학습 중 하나다. 과거와 달리 정년퇴직 이후 남은 인생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하면 소중하게 주어진 인생을 헛되게 보낼 수가 있다. 따라서 인생 후반기에 제2의 직업을 가지거나 각종 사회활동을 좀 더 지속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하여 차근차근 준비를 해두는 것도 활기찬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바람직한 선행학습 중 하나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학생은 자신의 밝은 미래를 꿈꾸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자녀들에게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선행학습을 지원해주는 것도 부모 된 입장으로서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보다는 스스로의 노후를 준비하며 선행학습을 실천하는 부모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자녀들에게 더 좋은 모범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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