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금리인상 및 통화절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도 실수요 회복보다는 저금리에 따른 경기부양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어 인플레 가시화에 따른 금리인상 및 통화절상이 현실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5일 한국ㆍ필리핀ㆍ중국ㆍ베트남 등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일본ㆍ홍콩ㆍ타이완도 물가 하락 폭이 줄어 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률에 비해 이 정도는 아직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금리인상 등 정책 변경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경계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5년간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다 지난해 처음으로 물가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 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로 급기야 3%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현재 중국은 국내 총생산(GDP)의 6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물가 상승은 곧 아시아 전체의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바꿔 말해 중국의 수출 물가를 낮추는 것이 아시아 전체의 인플레 압력을 희석 시키는 길이란 것.
반면 당사자인 중국측에서는 인플레 문제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청(NBS)은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월 CPI 상승률은 주로 식료품값 상승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곡물 수확량이 늘 것으로 기대돼 올 여름께 CPI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 각국과의 높은 경제적 연관성은 오히려 중국의 급격한 인플레 압력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중국의 물가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9.1%)를 감안할 경우 CPI 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 위험하다는 데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약 달러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통화량을 줄일 경우 환율 방어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 또 한국ㆍ필리핀ㆍ타이 등 다수 국가에서 올해 총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통화정책 변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