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연초부터 경영계획을 속속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며 원자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업체는 아직까지 경영계획 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분기별 경영계획 수정을 위한 실무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포스코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해 당초 매출 16조8,750억원, 영업이익 3,179억원으로 잡았던 경영목표를 일부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부터 철광석이 20% 안팎, 석탄은 종류별로 15~40%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영계획 변경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며, 올들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점도 경영계획 수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조선 등 수요업체의 원자재난을 해소하기 위해 가능한 한 수출보다는 국내 수요업체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철강은 지난해말 경영계획 초안을 만들고 연말연초를 기해 급등하는 원부자재 가격 추이를 보면서 경영계획을 확정하려고 했으나, 가격폭등 때문에 아직 경영계획을 완성하지 못했다. 동부제강도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전체적으로 반영, 막바지 경영계획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경영계획을 확정한 INI스틸,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도 초비상상태에 돌입했다. 이들 업체는 포스코의 경영계획 수정결과와 원자재가 움직임, 대외환경 변화 등에 따라 상반기중 경영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INI스틸 관계자는 “고철 등 원자재를 확보하는데 회사는 물론 그룹차원에서 신경을 쓸 정도의 초비상 상태”라며 “올해 목표한 생산량을 맞출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철강 전문가들은 중국의 건설특수가 다소 진정되는 7~8월까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영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재료 가격의 폭등세는 계절적 요인과 경기 요인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며 “여름철 우기에는 중국의 건설수요가 진정될 것으로 보여 원자재 가격도 다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는 한 원자재 가격의 급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원가 부담은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지만 지금은 가격보다 수급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