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수출경쟁력 약화 장단기금리 불균형 초래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6~27일 이틀에 걸쳐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정책을 결정했지만,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회복시킬수 있을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금리 인하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데다 추가로 금리를 인하를 할 경우 미국 경제에 불균형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FRB의 금리 인하폭이 0.25% 포인트인지, 0.5% 포인트인지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거시경제 전체를 놓고 볼 때 더 이상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 금리 인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올 상반기에 재임 기간중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6개월동안 단행한 공격적인 금리 인하의 결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중 제조업 부문과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었지만, 부동산 시장과 소비 부문은 호조를 유지했다.
부동산 시장과 소비 부문에 금리 인하의 혜택이 돌아갔다는 일부 해석이 있지만, 엄밀하게 관찰하면 그렇지 않다. 장기 금리가 적용되는 주택 모기지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하락했지만, 금리 인하가 단행된 올 상반기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올 상반기의 주택 시장 호조는 지난해 하반기의 모기지율 하락의 여파이며, 하반기에는 주택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할부 금융이 적용되고 있는 자동차 판매는 올 상반기에 강세를 유지했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는 하반기에 5% 정도의 시장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대체로 이번 2분기에 0%에 가까운 저성장을 기록, 저점을 형성한후 하반기에 2~3%의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불황 상태에 놓여 있는 제조업, 특히 정보통신(IT) 산업이 금리 인하 덕분에 3분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노텔 네트웍스ㆍ시스코 시스템스와 같이 2분기에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부실자산을 상각처리했지만, 다른 기업들은 자산 상각을 하반기에 미뤄놓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기업 실적이 쉽게 회복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경제 불균형 발생
FRB가 더 이상 공세적인 금융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0.25% 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로렌스 마이어 이사, 리치몬드 연방은행의 알프레드 브로더스 총재, 댈러스의 로버트 맥티어 총재등은 지나친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며 경기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함을 강조했지만, 더 이상 FRB내 매파를 잠재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여섯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 미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금리인하에도 불구, 연방정부가 달러강세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수출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또 단기금리는 급격하게 하락했지만, 장기채에 대한 대량 매도가 나오면서 상반기중 장기채 수익율이 0.25% 포인트 상승하는 불균형이 발생했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3.3% 인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모순을 야기하므로 FRB로서도 앞으로 던질 카드가 바닥난 실정이다.
뉴욕=김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