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버스(BUS) 규격을 놓고 인텔과 IBM연합군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버스 전쟁」으로 불리는 이 싸움은 최근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헤쳐모이는 양상을 거듭하는 가운데 99년의 첫 갈등사례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버스는 컴퓨터의 두뇌 격인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손·발 격인 주변기기 사이에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일종의 통로.
IBM과 HP, 컴팩 등 3사는 인텔이 표준 버스규격으로 강력히 제안했던 「NGIO」(차세대 입출력, NEXT GENERATION INPUT/OUTPUT) 규격 대신 독자적으로 「퓨처I/O」를 채택키로 하고, 곧 구체적인 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다.
IBM연합군 진영은 「퓨처/I/O」가 클럭 주파수 및 데이터 전송률에서 종전보다 8배 이상 빠르고 멀티 채널구조를 채택, 데이터 전송의 신뢰성을 높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IBM연합군은 인텔을 따르지 않는 이유로 NGIO가 전자상거래 등 업무 집약적인 응용분야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데다 최근의 기술혁신을 수용하기에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텔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보겠다는 반(反) 인텔진영의 정서를 대변한다. IBM연합군이 최근 NGIO를 채택하는 대신, 자신들의 규격에 대해 지적재산권과 로열티를 인정해 달라고 인텔측에 요구했던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텔이 이 제안을 거부하자 IBM진영이 즉각 독자 노선을 천명하고 나선 것.
인텔과 IBM연합군은 다음달 대규모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IBM연합군이 인텔의 컨퍼런스기간에 때를 맞춰 개발자포럼을 개최키로 했기 때문. 인텔도 이에 질세라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델컴퓨터, 지멘스, 히타치, NEC 등 지원군을 이끌고 「NGIO인더스트리포럼」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업체인 쓰리콤의 지원을 얻고 있는 IBM연합군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인텔간의 전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문병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