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2월 17일] 저탄소 녹색성장의 특별한 길

[기고/12월 17일] 저탄소 녹색성장의 특별한 길 강기성 전력경제연구회회장 최근 기후변화협약 대책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풍력발전 강국인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언론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다. 필자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자료를 통해 덴마크와 우리나라의 에너지 상황에 대한 사실 관계를 비교 분석해 풍력발전의 환경경제적 효용성을 확인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과연 풍력발전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 인가(?)에 대한 해답도 찾아본다. 덴마크는 전체 전력생산량 중 풍력발전 점유율이 18%로 신재생발전 점유율 세계 1위 국가다. 그러나 이는 덴마크의 고유한 기후환경과 전력공급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다. 첫째, 덴마크는 전국토가 풍력발전이 가능한 연평균 초속 4m 이상의 바람이 불기 때문에 거의 전지역에 걸쳐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반면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풍력자원지도를 살펴보면 일부 해안지역만 연평균 초속 4m 이상의 바람이 불어 이용 가능한 풍력자원량에 한계가 있다. 둘째, 풍력발전은 화력이나 원자력과 달리 자연조건에 따른 바람의 세기 변화로 인한 출력변동으로 전력수요가 발생하는 시점에 맞춘 전력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큰 제약이 있다. 또 덴마크의 경우 전력설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독일ㆍ스웨덴 등 주변국과의 전력거래를 통해 풍력발전으로 인한 전력공급의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덴마크에서 생산된 풍력발전은 자국 내에서 사용되기보다는 전력설비 규모가 큰 인접국가로 대부분 송전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ㆍ일본 등 인접국가와의 전력교환에 필요한 전력계통망 연계가 없기 때문에 덴마크와 같이 풍력발전으로 인한 전력공급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셋째, 지난 2006년도 IEA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덴마크가 10.15톤으로 9.88톤인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덴마크가 오랫동안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의 주범인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오히려 원자력발전을 이용하는 우리보다 높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참고로 프랑스는 CO2 방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발전으로 전체 전력생산량의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데 국민 1인당 CO2 배출량은 5.97톤으로 덴마크 10.15톤에 비해 40% 이상 낮다. 넷째, 2006년도 IEA 가정용 전기요금($/kWh) 통계는 한국 0.098, 미국 0.10, 프랑스 0.14, 일본 0.18, 독일 0.22, 덴마크 0.32로 덴마크가 우리보다 3.3배나 비싸다. 덴마크가 추구해온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결과가 비싼 전기요금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가 덴마크처럼 에너지가격을 상향 조정하면 에너지절약이 기대되고 에너지수입을 줄여 원자력을 포함한 각종 발전소 건설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참고로 비욘 롬보르그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짜 녹색혁명’ 칼럼을 통해 1980년대부터 풍력발전에 막대한 지원을 했던 덴마크 풍력산업을 종합 평가한 결과 손실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공급을 서둘러 우리 경제의 손실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세계시장을 향한 선택적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길(Sonderweg)’을 찾아야 한다. 한국형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은 환경뿐만 아니라 효율과 에너지안보 측면의 정책적 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그리고 지속가능발전과 탈석유화 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기저전력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체 발전설비 중 원전 비중을 현재의 26%에서 오는 2030년에는 41%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사용후연료 관리방식과 부지선정 방안도 조속한 시일 내에 공론화 과정을 거쳐 기본방향이 설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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