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평채 증액’ 환율안정 효과 촉각

청명한 가을날씨와는 달리 경제 기상도는 우중충하다. 환율 하락 압력 등으로 외부 경제여건이 다시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리더쉽마저 흔들리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판교 학원단지 전면 백지화 방침 등 정부 정책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자주 빚어져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더욱이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에 대한 국회의 인준 거부로 정부의 입지도 크게 위축됐다. 미국 등 선진국이 중국 위앤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상 압력을 계속 행사함에 따라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정부는 김진표 부총리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한도를 5조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외평채 증액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할 뿐 외환시장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최근 정부는 원ㆍ달러 환율을 달러당 1,150원대에서 지지하기 위해 계속 시장에 개입해 왔다. 하지만 외부 충격이 또 다시 발생할 경우 이 같은 정부의 시장개입도 제한적인 효과를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동향도 예의주시 대상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조치로 아파트가격 상승이 꺾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높아진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가 뉴타운 사업지를 확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중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낮은 뉴타운 후보지를 헤집고 다닐 것으로 우려되기도 한다. 이번주에도 정부 부처는 국정감사로 분주한 나날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에는 재정경제부와 한은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만큼 국회는 정부의 경제운용방향에 대해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문제를 놓고 재경부와 공정위가 신경전을 펼친 탓에 정부 부처간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질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는 8월 산업활동동향이 29일, 9월 소비자물가동향이 30일 발표된다. 현재로서는 두 가지 지표 모두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위축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산업활동도 호전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태풍 매미 피해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줄줄이 올라 소비자물가에도 적잖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재경부는 2일 칸쿤각료회의 후속대책을 통해 DDA 협상에 대한 정부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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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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