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이야기] 한국 주도 첫 한미 합동 공중군수 훈련… 국산화 보급장비 성능 검증 성과도

4일 2014 합동 공중수송 훈련 중 화포를 나르는 CH-47. /양주=연합뉴스

14일 오후2시27분 경기도 소재 가납리 비행장. 육군의 CH-47 치누크 헬기가 날아와 활주로 중간 부분 잔디에 포진해 있던 105㎜ 곡사포 한 문을 매달고 바로 이륙했다. 행선지는 경기도 이천의 모 포병부대. 연이어 또 다른 CH-47 헬기가 활주로 북쪽에서 요란한 굉음과 함께 떠올랐다. 작전 목표는 연평도의 해병대를 위한 긴급 소모물자 이동.

헬기가 이륙하는 동안 11톤의 전략물자 적재를 마치고 시동을 걸고 있던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 한 대가 활주로 북단에서 남쪽을 향해 가속하며 이륙했다. 행선지는 김해의 모 공군기지. 1분 뒤 남쪽 하늘에 점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비행고도를 급격하게 낮춘 공군의 CN-235 수송기는 150m 상공까지 내려와 낙하산 3개에 매달린 보급품 대형상자를 떨구었다. 보급품 상자는 정확하게 활주로 중앙에 내려앉았다. 작전 종료.


수송기 2대와 대형 쌍발 헬기 2대에 의한 보급훈련은 신속하게 전개했다. 훈련 시작에서 종료까지 걸린 시간은 약 7분. 강추위가 엄습한 영하의 날씨, 체감온도 영하 15도 속의 꽁꽁 언 손으로 장병들은 숙달된 기량을 펼쳤다. 특히 105㎜ 곡사포를 치누크 헬기에 결속시키는 데는 불과 1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고도의 관제와 통제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훈련은 성공리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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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과 공군, 해병대의 합동 군수능력을 선보인 이날의 '지·해·공 합동 공중수송 훈련'은 한국군으로서는 최초. 지난 2006년 한미연합사령부가 미군의 주도 아래 소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한 적은 있었으나 한국군의 독자적인 합동 공중군수 훈련이 처음으로 열렸다.

합동참모본부가 이 훈련을 실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합동성 강화와 실전에서의 병참능력 배양이 목적이다. 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최윤희 합참의장은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된 훈련을 보여준 장병들을 치하하며 "실전 상황에서의 군수물자 보급능력은 전투력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과의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선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에 물자와 장비를 항공기로 보급할 필요가 있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 이날 훈련에는 15개 부대의 병력 1,300여명과 C-130, CH-47 등 항공기와 지게차 등 장비가 동원됐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그동안 각 군에서 자체적으로 해오던 것을 확대, 합참 차원에서 육·공·해병대의 인원과 장비를 통합, 화물 포장과 항공기 적재, 투하 및 착륙, 전투부대 보급 등 전 과정을 연계해 처음으로 시행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의 보이지 않는 성과도 컸다. 국산화한 항공보급 장비의 성능이 검증됐다. 205㎏의 장비를 낙하산으로 투하할 수 있는 장비는 지금까지 사용해온 미국제의 경우 120만원을 넘지만 국산화하며 가격을 40만대로 끌어내렸다. 보다 무거운 중량을 내려보낼 수 있는 장비는 낙하산과 적재함을 포함해 미국제의 경우 400만원을 넘었지만 150만원으로 국산화를 이루는 성과도 거뒀다.

합참은 내년에는 육군과 공군의 작전기뿐 아니라 해군 함정까지 참가하는 입체적 합동 군수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내년 6월께 서해안 00지역 해안가와 육군 00기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합동 군수 훈련이 펼쳐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양주시 가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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