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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상표 함부로 사용했다가… 법원 "4억5,000만원 물어줘라"
진영태기자 nothingman@sed.co.kr
중소업체가 '현대(HYUNDAI)'라는 상표를 잘못 썼다 3년간 영업이익 8억5,000만여원 중 4억5,0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불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박희승)는 현대아이티㈜가 지난 2002년 옛 현대전자산업(현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이전 받은 상표 '현대(HYUNDAI)'를 사용하지 말라며 ㈜현대멀티넷을 상대로 낸 상표사용금지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멀티넷은 2000년 설립된 컴퓨터 모니터 및 주변기기 제조•판매 업체로 2006년 기존 상호였던 ㈜케이엘씨디를 현 ㈜현대멀티넷으로 변경해 영업했다. 이후 현대멀티넷은 2006년 4억4,000만원 등 2008년까지 3년간 총 8억5,000만여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현대아이티 측은 현대멀티넷을 상대로 법원에 상표권 사용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상표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수 차례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는 '주식회사 현대멀티넷'임에도 '주식회사'라는 문구를 생략하며 상품을 광고•포장했고 이는 원고의 상표권 지정상품인 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의 표장 '현대(HYUNDAI)' 와 전체적•객관적•이격적으로 서로 유사하다"며 "해당 행위는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해당 표장을 사용한 상품을 생산•판매•수입•광고해서는 안 되며 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의 3년간 영업이익(8억5,000만여원)은 상표침해행위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며 피고가 비용절감ㆍ영업노력 등을 한 점이 인정돼 손해액을 4억5,000만원으로 한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멀티넷 측은 "'현대'라는 상표는 '현시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상생활 및 관련 업체에서 빈번이 쓰이는 단어이며 식별력이 없어 상표권 무효"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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