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컴­공성통신 전략적 자본제휴

◎양사 사장보유 지분 교환… 한컴서 사실상 경영권 인수/IMF시대 적대적 M&A대응 업계 첫 공조장외등록기업인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상장회사인 공성통신전자(대표 정택주)가 주식을 서로 맞바꾸는 전략적 자본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기업의 M&A(인수 및 합병)사상 두 회사 대대주사이의 우호적 지분교환에 의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전략적인 자본결합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서 본격화될 적대적 인수합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란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있다. 한글과컴퓨터는 16일 이찬진사장이 보유한 한컴 주식 12만주(15.4%)와 정택주 공성통신사장이 갖고 있는 공성통신 주식 24만주(7.8%)를 서로 맞바꾸기로 하는 전략적 자본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컴은 총 78만주의 주식 중 이사장이 18%인 15만주, 정사장이 15.4%인 12만주로 각각 1, 2대 대주주가 됐고, 공성통신도 총 44만5천주의 주식 가운에 이사장과 정사장이 각각 7.8%(24만주), 6.5%(20만주)로 1, 2대 대주주가 됐다. 이에 앞서 정사장은 공성통신주식의 12.7%, 이사장은 한컴주식의 34%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공성통신은 내년 1월 26일 임시 주총을 열고 이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또 정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양사의 회장으로 경영지원 등 후견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은 워드프로세서 「아래아 한글」로 유명한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이고, 공성통신은 위성방송수진장치, PC카드 등을 제조·판매해온 유력 중견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두 회사의 결합은 제품기획단계에서 연구개발 및 영업에 이르기까지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균성 기자> ◎제휴배경/위기설 고전 「한컴」 안정성장 도움/SW·HW업체 결합 시너지효과도 한글과컴퓨터(한컴)와 공성통신전자의 자본제휴는 개인보다 기업을 먼저 생각하는 정택주 사장의 희생적 결단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사장은 이날 『급박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 기업을 초일류화시키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오너가 경영권을 고집하는 우리 기업의 현실에 비춰볼 때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의 제휴는 IMF시대와 그 이후의 「기업생존법」을 제시했고, 특히 대주주간 우호적인 경영권 이전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의 모범사례로 다른 기업들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공성통신이 자금난이나 경영악화 때문이 아니라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성통신은 자본금 1백75억원에 부채비율이 70% 밖에 안되는 건실한 기업이다. 또 올해 매출액은 3백80억원 정도며 내년에는 6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잡고 있을 정도로 성장성도 크다. 특히 중국 홍콩 미국 등에 해외 생산기지를 갖추고 매출액의 80∼90%를 수출로 올릴 만큼 국제 경쟁력도 갖췄다. 그런데도 정사장이 전격적으로 경영권을 넘긴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양사의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 양사 관계자들은 이번 제휴가 세가지 차원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선 하드웨어 업체인 공성통신과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컴이 제휴함으로써 양사는 두 분야를 망라한 종합정보통신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수출주력기업인 공성통신과 내수주력기업인 한컴이 만나 국내외 시장개척에도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50대(정사장)의 안정적인 경영노하우와 30대(이사장)의 패기있는 추진력이 결합해 각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휴는 그동안 위기설에 시달려온 한글과컴퓨터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번 경영권 이전에는 정사장 개인사정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사장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두딸을 두고 있어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물색한 가운데 우연히 한글과컴퓨터를 방문, 이사장을 만나 의기투합했다는 후문이다.<이균성 기자>

관련기사



이균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