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회견장 이모저모

임원들 큰숨 내쉬며 감정 추슬러<br>삼성본관 "충격" 하루종일 술렁

[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회견장 이모저모 임원들 큰숨 내쉬며 감정 추슬러삼성본관 "충격" 하루종일 술렁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삼성 특검 수사 후속조치로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회장직에서 전격 퇴진한다고 발표하자 삼성 내부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하루 종일 술렁임이 끊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11시5분께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1층 국제회의장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이학수 부회장을 대동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연단에 다가가 미리 준비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3분 동안 낭독했다. 이 회장은 '위기의 삼성'을 구하기 위해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일생일대의 대결단을 밝히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동안 삼성 특검의 수사 종결 이후 삼성이 내놓을 '경영쇄신안'에 대해서는 내용뿐 아니라 발표주체를 놓고도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 회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성명을 읽어 내려갔으나 곳곳에서 목소리가 잠기는 듯 목청을 가다듬기도 했다. 또 혈기 없는 굳은 얼굴에서는 지난 몇 달간의 고심의 흔적이 낱낱이 묻어나기도 했다. 회견장에 자리를 함께 한 사장단과 임직원 등 100여명의 삼성 인사들은 예상보다 파격적인 이 회장의 결단에 눈을 지긋이 감고 고개를 숙이거나 큰 숨을 몰아 쉬는 등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허태학 삼성석화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40여명의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이 회장이 성명을 발표하기 30여분 전부터 회견장에 마련된 의자에 착석했으며 입을 굳게 다문 채 삼성그룹사(史)에 한 획을 그을 역사적 순간을 초조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현장에 있던 한 임직원은 "이 회장 퇴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임직원들이 전반적으로 당혹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한 뒤 착잡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임직원은 "전략기획실이 그룹 경영에 긍정적인 역할도 많이 했는데 해체한다고 하니 앞으로 계열사 간 조율은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면서도 "각사별로 자율경영이 강화되면 긍정적인 부분도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회견은 200여명의 국내외 취재기자들이 몰려 삼성과 이 회장에게 쏠린 큰 관심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의 사내방송을 통해서도 생중계돼 18만여명의 국내 근무 직원들 중 상당수가 이 순간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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