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육상 라이벌 열전 7선

지상 최대의 라이벌 열전이 아테네에서 펼쳐진다. 아테네올림픽 세기의 대결 1탄이 '수영신동'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인간어뢰'이안 소프(호주)의 맞대결이었다면 2탄은 모리스 그린(미국)과 아사파 포웰(자메이카)의 육상 남자 100m 탄환 대결이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본격적으로 개막한 메달밭 육상에는 이밖에도 여자 장대높이뛰기 러시아 미녀 듀오 옐레나 이신바예와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의 '고공전쟁'(여자 장대높이뛰기), 남자 110m 허들 알렌 존슨(미국)과 류시앙(중국)의 '동서양결투', 여자 마라톤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와 캐서린 은데레바(케냐)의 '흑백대결'등 놓치면 후회할 만한 장면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린-포웰 '신 라이벌전'(23일 오전 5시10분 결승) '원조 탄환' 그린의 '원조 라이벌'은 세계기록(9초78) 보유자 팀 몽고메리.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의 남편 몽고메리는 약물 스캔들 속에 선발전 탈락의 수모를 당하며 '아테나 여신의 제전'에 초대받지 못했다. 대신 등장한 라이벌이 카리브해의 새별 포웰. 최근 기록(9초91)이 앞서는 포웰의 상승세와 디펜딩챔피언 그린의 자존심이 맞붙는 100m 결승은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신바예바-페오파노바 '미녀 듀오의 스카이쇼'(25일 오전 2시5분) 두 살 터울의 러시아 미녀군단 선후배 이신바예바(22)와 페오파노바(24)는 올들어 8차례 세계기록을 합작했다. 이신바예바가 6번, 페오파노바가 2번으로 현 세계기록은 4m90을 넘은 이신바예바가 갖고 있다. 이들의 대결은 물론 누가 더 높이 올라갈 것인지가 관심이지만 누가 '포토제닉상'을 받을 지에도 쏠려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진기자들의 '표적 모델'이 됐던 이신바예바가 다소 유리한상황. ▲존슨-류시앙 '동서양의 자존심 결투'(28일 오전 3시30분) 단거리에서 동양인은 올림픽 금메달에 근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육상계의 속설이 과연 깨질까. '오리엔탈 신화'를 꿈꾸는 중국 육상의 희망 류시앙은 남자 110m 허들에서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다. 류시앙은 10년 동안 난공불락의 성을 쌓아온 존슨의 기록에 100분의 1초 차로따라붙었다. 올 시즌 기록은 존슨이 13초05, 류시앙이 13초06. 존슨의 수성이냐, 류시앙의 반란이냐를 놓고 동서양 육상 팬들이 내기를 걸어봄직하다. ▲디버스-펠리시엔 '14살 차의 질주' (여자 100m허들, 25일 오전 4시50분 결승)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의 미국 여자 스프린터 게일 디버스(37)는 작년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타이틀을 빼앗아간 신예 퍼디타 펠리시엔(23.캐나다)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노리고 있다. 생명을 위협한 갑상선염을 극복하고 트랙에 선 디버스는 "나는 내 품에서 도망치려는 금메달을 쫓으러 여기 온 게 아니다. 계속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목표"라며마음을 비웠다. 올해 기록은 100분의 4초 차로 젊은 피 펠리시엔이 앞서 있지만 섣부른 예측은금물. ▲게루즈-라갓 '중거리 제왕을 가리자'(남자 1,500m, 25일 오전 5시40분) 시드니올림픽 이후 한번도 1위를 내준 적이 없다가 최근 29연승 행진이 중단된히참 엘 게루즈(모로코)와 시즌 1위 기록(3분27초40) 보유자 버나드 라갓(케냐)의물러설 수 없는 한판. 아테네에서 올리브관을 쓰고 화려하게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게루즈는 중거리를10년 가까이 지배해 오면서도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도 하향세를 보이면서 애틀랜타와 시드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96년부터 87번의 레이스 중 83번을 1위로 골인한 우승 경험이 가장 무서운 무기. 지난해 금지약물 EPO 복용 논란으로 한동안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라갓은 지난 6일 취리히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뛰어 게루즈를 바짝 긴장시켰다. ▲존스-레베데바 '전공은 아니지만..'(여자 멀리뛰기, 28일 오전 2시5분 결승)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와 러시아의 도약 여왕 타티아나 레베데바 모두멀리뛰기는 '부전공'. 100m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멀리뛰기에 전념해온 존스는 레베데바로부터 '뜻밖의 도전장'을 받았다. 세단뛰기 최강 레베데바가 지난달 러시아 국내대회에서 멀리뛰기에 도전했다가7m33으로 올 시즌 존스의 기록을 무려 22㎝나 추월해버린 것. 시드니올림픽 3관왕의 명예를 지키야 한다는 압박감에 휩싸인 존스는 트랙에 나서지 못하는 아쉬움보다 필드에서 레베데바와 벌일 결투가 더 급한 처지다. ▲래드클리프-은데레바 '흑백의 무한질주'(여자 마라톤, 22일 자정) 뛸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와 랭킹 2위캐서린 은데레바(케냐)의 맞대결은 마라톤 평원의 히로인을 가리는 클래식 코스의첫 이벤트. 10대 때 앓은 천식을 극복하고 여자부 도로 레이스 기록을 싹쓸이한 래드클리프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만년 2인자' 은데레바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 지 궁금하다. 하얀 피부의 근육질에 검은 색 선글라스가 트레이드 마크로 몸을 흔들며 달리는래드클리프와 케냐 선수들의 강점인 흔들림없는 피치를 구사하는 은데레바의 대조적인 주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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