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 문제는 가격’ 지난 1월10일 시험방송을 시작한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비싼 단말기 값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처음 출시한 위성DMB폰 ‘SCH-B100(사진)’은 1월중 전국 SK텔레콤 대리점에 1만대 가량 공급됐으나 실제 판매량은 2,600여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혁명적인 ‘손안의 TV’ 시대를 열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데 비하면 실망스런 성적으로, 무엇보다 단말기 값이 80만원대 중반으로 지나치게 고가여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다. 서울 용산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하루 10여명이 넘게 찾아와 위성DMB폰을 만져보는데 실제 구입하는 사람은 이틀에 1명꼴”이라며 “TV 기능에는 감탄을 많이 하지만 기타 사양에 비해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고가가 각각 90만원대, 80만원대 후반인 삼성전자의 500만ㆍ300만화소폰이 1월에만 6만대가량 팔린 점을 감안하면 위성DMB의 고전 이유가 단말기 값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위성DMB폰에 보조금이 지급돼 값이 싸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구입을 미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향후에도 보조금이 지급될 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 사업주체인 TU미디어는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도 여력도 없고, KTF와 LG텔레콤은 수지가 안맞는다며 보조금 지급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TU미디어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은 내심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정보통신부가 후발사와의 형평성 때문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오는 4월 시범방송, 5월 본방송을 전후해 다양한 위성DMB폰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초기 사업부진의 한몫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께 2종의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LG전자와 팬택계열, SK텔레텍 등도 이 때쯤 위성DMB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단말기 역시 가격이 70만~80만원대인 고급형 일색이어서 초기 시장확대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성DMB 시장이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뒤에야 단말기 값이 싸지고 보급형 단말기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