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꽃바람 타고 온 伊정통 오페라

10년만에 국내무대 서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BR>"등장인물 모두가 주연급"



꽃바람 타고 온 伊정통 오페라 10년만에 국내무대 서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등장인물 모두가 주연급" 올 봄 국내 오페라 무대가 인기레퍼토리의 재공연이 아닌 색다른 무대로 풍성하다. ‘라보엠’ ‘마탄의 사수’에 이어 4월 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르는 베르디의 대작 ‘일 트로바토레’ 등의 작품은 예년의 무대에 비해 새로워져 오페라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서울시 오페라단이 창단 2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한 ‘일 트로 바토레’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전 상임연출가인 안토넬로 마다우디아즈를 초빙한 정통 이탈리아 오페라다. 마다우디아즈는 ‘일 트로바토레’만 8회 이상 연출한 노장으로 이번 작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는 “불과 밤 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이 작품 전체를 상징한다”며 “이번 무대의 특징은 4막 중 중간 휴식이외에는 무대 막을 내리지 않고 장면전환이 돼 이야기 전개와 무대 전환을 주의 깊게 보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간의 목소리를 얼마나 한 곳에 모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가수들의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는 지난 60년 5월 고려오페라단이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후 그 동안 국내에서 공연된 횟수는 손에 꼽힐 정도다. 실연으로 만날 기회는 적었지만 작품 속 주옥 같은 노래들은 콘서트나 독창회에서 자주 만난다. 특히 2막 초반에 쇠망치 소리와 함께 힘차게 울려 퍼지는 ‘대장간의 합창’은 TV 광고에도 종종 쓰일 만큼 유명한 오페라 합창의 대표 곡이다. 극적인 전개로 가득찬 줄거리 역시 이 작품을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하게끔 하는 요소다. 영주는 자신의 아들에게 마법을 씌운 죄로 집시 노파를 화형에 처하고, 집시의 딸은 복수를 위해 영주의 아들을 유괴한다. 화형이 끝난 잿더미 속에선 아이의 유골이 섞여 나오는가 하면, 마지막엔 결국 형이 친 동생인줄도 모르고 무참하게 죽이는 끔찍한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 공연에는 다국적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그루지아 출신의 박탕 조르디나아가 서울시교향악단을 지휘해 앙상블을 만들어 내며, 미국, 이탈리아 출신과 국내 가수들이 번갈아 출연하며 호흡을 맞추는 다국적 무대가 될 것이다. 주인공 레오노라로 더블 캐스팅 된 김인혜 서울대 교수는 “다른 이탈리아 작품과 달리 계급간의 갈등이 짜임새 있게 구성돼 지금의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등장인물 모두가 주역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소화해 내야 할 역할이 공평한 것도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4월 7일~10일. (02)399-1723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5-03-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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