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사협업·생산성 높아 도약 발판될것"

■ 현대차 체코공장 착공<br>동유럽 임금 국내 1/10수준 불구 "생산성은 2배" <br>노조 활동도 사측과 협력관계 유지에 초점<br>2009년 가동…2011년까지 30만대 체제 구축

현대자동차는 25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서 현지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정몽구(왼쪽 다섯번째부터) 현대기아차 회장, 마르틴 지만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첫삽을 뜨고 있다.

현대차가 유럽 생산기지의 첫삽을 뜬 25일 체코 동북부의 작은 도시 노소비체는 하루 종일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주민들은 한국의 현대차 진출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마르틴 지만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등 55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럽전용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체코 공장은 현대차가 글로벌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생산체제를 완결하는 중요한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무엇보다 현대차 동유럽 공장의 낮은 인건비와 높은 생산성 덕택이다. 동유럽 현지공장 근로자들의 월급(신입사원 기준)은 1만4,600여슬로바키아코루나(42만원)로 연봉으로 따지면 500만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연간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필요 인력도 3,100명이면 충분하다. 이는 월평균 400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6,700명이 매달려 매년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기아차의 광주 공장과 비교할 때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슬로바키아의 임금 수준과 물가 등을 고려해도 광주 공장의 임금ㆍ생산성과 비교할 때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성면에서도 슬로바키아 공장은 국내보다 80%가량 높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활동에 대한 노동자들의 인식도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이 곳에서의 노조원은 임금협상에 매달리는 국내와 달리 회사 측과의 협업 관계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의 한 노조원은 “슬로바키아 공장 근로자 중 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10%에 불과하다”며 “더욱이 노조 활동의 중심은 회사 측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기공식을 가진 현대차 체코 공장은 모두 11억유로(1조4,000억원)를 투입해 부지 60만평, 건평 8만5,000평에 세워진다. 오는 2009년 3월부터 연간 20만대씩 생산하는 데 이어 2011년까지 생산능력을 3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지난해 모두 4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체코 공장이 본격 가동될 2010년에는 62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설계ㆍ디자인부터 차량시험ㆍ평가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시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코 공장은 직접 생산인원 3,500여명과 부품업체 4,000여명 등 총 7,500여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되며 현지 동반 진출한 현대모비스 등 14개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에 이어 현대차 체코 공장마저 가동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기지로 부상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는 유럽 시장과의 물류시간 단축은 물론 생산성면에서도 국내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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