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을 맞은 국내 주요기업들이 내수 부진, 원자재난에 이은 `3각 파고`의 위협으로 경영활동을 중단한 채 잔뜩 움츠리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연초 수립했던 사업ㆍ투자 계획을 전면 유보했으며, 상당수 기업들은 해외 거래선 및 지사망을 재점검하면서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핵심 그룹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연락망 가동과 사업계획 재검토, 해외 지사망 점검 등으로 바쁜 휴일을 보낸 데 이어 이번주초 대책 회의를 갖고 향후 사업(투자) 전략을 점검할 방침이다.
삼성 그룹은 국정 공백으로 삼성전자가 추진중인 충남 아산의 7세대 신규 투자 등 대형 투자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했다. 삼성은 일단 사명변경을 추진해온 삼성전기와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3개 계열사의 CI작업을 일제히 무기 연기시켰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도 “탄핵 정국이 터진 지난 12일 오후 경영계획ㆍ자금 담당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 회의를 가졌다”며 “해외 거래처들이 현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감을 나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는 탄핵 정국으로 경기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내수 판매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주초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 이후의 시장 변화 등에 대해 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SK 그룹도 소버린자산운용과 표 대결서 승리로 계열사 독립경영과 투명경영 확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으나 일단 사태추이부터 살피자는 분위기다.
이밖에 전국경제인연합회ㆍ한국경영자총협회ㆍ무역협회ㆍ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 5단체도 지난 주말에도 출근,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편 해외 지사를 통해 현지 반응을 수집하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김영기기자,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