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의 투자수익률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당분간 콜금리를 동결한다고 시사해 올해 안에 콜금리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동결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본적으로 외환보유액의 투자수익률은 물론 외화자산 운용에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담당자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세계 5위인 한국이 투자 내용을 공개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 총재는 “(투자 내역을)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지는 현재 말할 수 없지만 정보공개 수준을 높여가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너무 세부적으로 공개하면 자산운용 담당자들이 지나치게 수익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중앙은행의 자산운용 전략이 너무 노출돼 국제금융시장이나 우리 자산운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해 수익률 공개범위와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의 의지가 강해 앞으로 2~3년 내 투자수익률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개검토 대상에는 통화별 자산 비중이나 채권ㆍ주식 포트폴리오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대로 9월 콜금리 운용 목표를 연 5.00%인 현수준으로 유지했다. 금통위는 회의 종료 후 배포한 발표문에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은 새로 발표되는 물가ㆍ경기 및 금융지표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발표문의 ‘인상 조정된 콜금리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는 표현과 8월의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내용과 비교할 때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당분간 콜금리 동결을 시사한 것으로 올해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도 “그동안 상당한 정도의 금리조정이 있었고 자산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며 “변화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게 금통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