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차 스와프시장 쇼크' 경계령

금리인상 우려에 본드-스와프 스프레드 확대<br>9월 외국인 채권 만기까지 겹쳐 위기감 증폭<br>韓銀 "상황 예의주시…곧 대책마련 나설것"


금융시장에 ‘3차 스와프시장 쇼크’ 경계령이 발동됐다. 최근 금리 관련 파생상품시장인 스와프시장이 금리 인상 임박설로 휘청거리면서 금리 폭등을 촉발시키자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두번에 걸쳐 금융시장 대혼란을 야기했던 스와프시장 충격파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는 9월 1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보유 채권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어서 자칫 금융시장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전일 대비 0.14%포인트가 급등, 연 6.15%로 치솟았다. 2002년 5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 폭등의 진앙지는 스와프시장. 10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으로 국채와 스와프의 연계거래에서 손실을 우려한 기관들의 손절매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투자자들은 통상 국고채를 매수하고 이를 헤지하는 차원에서 이자율스와프(IRS) 매도거래를 동시에 한다. IRS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맞바꾸는 계약이며 이런 거래를 통상 본드-스와프거래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외국과 달리 국고채금리가 IRS금리보다 높고 보통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고채금리가 올라가면서 국채금리와 IRS금리의 격차인 본드-스와프 스프레드가 벌어지게 된 것. 즉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이 총재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나빠지자 투자자들이 일제히 헤지를 위해 반대거래(손절매)에 나서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기존의 국채 매수는 매도로(금리 상승), IRS 매도는 매수로(금리 하락) 돌아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채선물(3년물)을 대거 내다팔아 3년물 국고채금리가 급등한 것이고 IRS금리는 길게 보면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장기물 위주로 하락하게 됐다. 또 만기가 긴 구조화채권의 물량 가중도 장기물 IRS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 반면 단기물 IRS금리는 금리 인상설 영향으로 상승, 장ㆍ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본드-스와프 스프레드가 점점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져 당분간 채권 손절매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즉 국채선물 하락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특히 금리가 실제 인상된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와프시장 불안과 당국의 긴축정책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수준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살얼음판 상황에서 3ㆍ4분기께 지난해 재정거래 차원에서 국내 채권을 집중 매수한 외국인의 채권 만기 물량(약 90억~100억달러) 도래가 스와프시장발 금융시장 위기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국제유가 추가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확대 ▦글로벌 신용 악화로 인한 외국인 주식 매도 강화 ▦환율 상승 및 외환보유액 감소 등의 문제점까지 겹치게 될 경우 하반기 한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스와프시장 불안은 금리 인상 우려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달러 부족으로 발생한 지난 두 차례의 스와프시장 혼란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하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시장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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