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대규모 투자 소식에 한껏 부풀었다가 정작 투자금액이 적거나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돼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말엽 국내 IT 수준을 끌어올릴 계기로 평가 받았던 인텔의 연구개발(R&D)센터가 출범 2년9개월 만에 철수한 적도 있다. 공동연구를 추진하려던 국책연구기관들은 일방적인 철수 통보를 받고 졸지에 연구과제를 접어야 했다.
정부의 파격적 지원 약속을 받으며 2007년 출범했던 구글의 한국 R&D센터는 두고두고 구설수에 올랐다. 구글 본사 파견 인력의 체재비까지 지원 받았으나 실제 연구결과는 내지 못한 탓이다. 정부가 구글의 R&D센터가 아닌 한국사무소의 임대료를 대납해주는 꼴이라며 국내 기업에 같은 성격의 지원이 이뤄졌다면 보다 많은 고용과 생산유발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외국기업의 투자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처음부터 과도한 기대를 품은 탓이 크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명성만 보고 실제 투자효과를 면밀히 따지지 않아 신기루 현상을 자초한 셈이다. 최대 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MS의 투자계획도 DB센터 건립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할 때 1조원 수준을 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MS의 투자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투자라고 덜컥 환상에 빠지는 어리석음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