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그루지야 전쟁… 서방국 원유수송 젖줄 위협

분쟁지역 통과 BTC송유관 안전보장 못해<br>사상자 2,000여명 이르러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건설한 BTC송유관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바쿠(아제르바이잔 수도)-트빌리시(그루지야 수도)-세이한(터키 남부 항구도시)을 연결하는 BTC 송유관은 총 길이 1,776km로 지난 2006년 완공했으며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의 카스피해 산 원유를 지중해로 보낸다. 카스피해와 지중해를 곧바로 연결하는 이 송유관이 없으면 서방 국가는 '제2의 중동'으로 떠오른 카스피해 석유를 쓰기 위해 러시아의 송유관에 의존하거나 터키의 좁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해 흑해까지 진입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BTC송유관은 카스피해 주변국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역학 구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러시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BTC송유관은 러시아엔 눈엣가시이지만 서방국가에겐 에너지를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젖줄인 것이다. BTC송유관의 전체 구간 중 그루지야 구간은 260km이고 이 중 100km정도가 남오세티아를 통과하고 있다.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는 남오세티아가 독립할 경우 서방은 안전한 석유 수송을 보장 받기 힘들어진다. 지난 8일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115달러까지 떨어져 러시아와 그루지아간 전쟁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악화돼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수급 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사실상 전면전에 들어가면서 사상자가 2,000명에 이르는등 인적ㆍ물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임을 선언하고, 그루지야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틀간 1,500명이 숨지고,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루지야가 러시아의 보복으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안보리는 9일(현지시간)로 사흘째 회의를 열어 그루지야 사태를 논의했으나 무력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 내용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등 소득없이 회의를 끝냈다. 베이징 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군대를 해체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폭력을 그만두고 양측은 8월 6일 이전상태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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