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GS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2동에서 분양한 해운대자이 587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무려 1만3,262명이 몰리며 최고 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 분양에서 이 같은 경쟁률이 나온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때 '건설사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침체를 겪었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지난 해를 기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부동산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산 아파트값은 무려 15.8% 상승했다. 경남, 대전, 전북 등의 매매값 역시 연초 대비 각각 14.5, 8.8, 10.6%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함께 신규분양 단지의 양도세 완화 혜택이 사라지자 매매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서울ㆍ수도권 부동산 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지방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꼽힌다. 지난 2007년 이후 건설사들이 사업성 악화의 이유로 지방 공급을 줄여 공급량 자체가 감소했기에 현재 입주 물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 이런 지방 부동산 시장의 선전은 반짝 상승에 그칠까?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이런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컨설팅업체인 부동산114는 "최근 2~3년간 지방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화된 만큼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긴 어렵다"면서 "올해에도 입주 물량이 전세난을 잠재울 수있을만큼 많지 않고, 여기다 세종시 건설 본격화 등의 지역적 호재도 잇따르고 있어 올해도 중소형 주택을 위주로 매매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 연휴를 맞아 고향찾는 길에 둘러볼만한 지방 아파트 단지들을 살펴 봤다. ◇혜택 많은 미분양 아파트 노려볼까 =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조사된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6만5,350가구로 지난달에 비해 4,349가구 줄면서 1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8년 12월 13만9,000가구에 비해선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바로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혜택을 주고 있고 즉시 입주도 가능하다"며 "전세난이 심했던 지역의 중소형 미분양 아파트는 많은 수요자들이 발빠르게 선점하면서 거의 동이 났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 대전, 대구, 울산 등지에서 분양하고 있는 미분양 주택들은 대부분이 중도금 50~6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계약금 역시 분양가의 5% 혹은 계약금 정액제를 채택해 수요자들의 초기 부담을 크게 줄였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최고 32%까지 할인 분양을 하고 있는 건설사도 있다. GS건설은 광주 북구, 대전 유성구 등에서 분양하고 있는 자이 아파트를 각각 분양가에서 17~23%, 19.5~32%씩 할인해 주고 있다. 발코니 확장이나 샤시 시공을 무료로 제공하는 아파트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대구 봉무에서 공급한 이시아폴리스더샵에 발코니 확장과 샤시를 무료로 시공해 주며, 대우건설 역시 울산 중구에서 분양한 푸르지오 아파트에 바닥온돌, 주방 확장, 안방 붙박이장 등을 무료로 시공해 주고 있다. 여기다 오는 4월까지 지방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는 수요자들은 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실수요자라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다. ◇알짜 신규분양 단지 어디 있을까 =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매매값 상승률이 크거나 청약경쟁율이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분양 대박'을 연달아 터뜨렸던 부산에서는 올해에도 브랜드 아파트들의 대단지 분양이 줄을 잇는다. 입지도 물론 양호한 데다가 오랜 기간 분양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에 지난해의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해운대에서는 3월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 2,369가구가 공급된다. 일반 분양분은 514가구며 72~318㎡(이하 공급면적 기준)로 구성돼 있다. 상반기 중에는 부산 북구에서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5,239가구가 분양될 계획이다. 5,000여 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은 1,405가구다. 지난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충남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의 추가 분양도 올 상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LH공사가 분양하는 이번 공급물량은 D블록으로 69~109㎡ 총 446가구로 구성된다. 세종시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인근의 민간 아파트 단지들도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연기군 조치원에서는 대림산업이 신안e편한세상 989가구를 오는 10월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청약을 받은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1,582가구 모집에 3,345명이 접수해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전용 59~149㎡ 아파트는 전 평형이 분양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