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9월 경제 위기설’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근거 없이 과장된 ‘설’(說)일 뿐입니다.” 김형오(61ㆍ사진) 국회의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고유가와 고물가 등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이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어 우리 경제가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며 ‘9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김 의장은 이어 “시장의 불안요인이 커진 것은 정부와 국회의 공동 책임으로 국민의 신뢰, 경제 주체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개헌시기에 대해 “18대 국회 후반부에 들어가면 총선과 대선 등 여러 정파적 논리가 대립될 수 있어 마음 놓고 개헌 논의를 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전반부가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시대적 상황은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헌법에 대한 욕구가 높다”면서 “개헌을 포함해 헌법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위해 최근 출범한 의장 직속의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개헌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김 의장에게 18대 국회의 운영 방안 등을 들어봤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이어 18대 국회가 여대야소가 되면서 여야 간에 치열한 대립이 예상됩니다. 그 어떤 때보다 국회의장의 리더십이 필요한데요. ▦국회의장이 되는 순간 당적이 없어지게 됩니다. 당을 비롯해 당리당략을 초월해 국회를 이끌어가도록 하기 위한 장치 때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저는 원칙론자로 국익 측면에서 어느 것이 옳은 것이고 합당한 것이냐가 원칙이 될 뿐입니다. 특히 제가 의장으로 있는 한 거대 여당의 독주는 물론이고 소수 야당의 의견이 배제되는 분위기를 막아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국회에 대해 선진국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임기 동안에 국회가 선진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선진 국회가 되기 위한 제1 요소는 국회 문이 언제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 즉 ‘일하는 국회’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파행국회가 아닌 상시국회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18대 국회는 출발부터 여야가 대립하며 국회의장 선출을 비롯해 원 구성을 하는 데 세 달 가까이 걸리는 등 난항을 겪었습니다.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여야 지도부에게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18대 국회는 국민의 높은 기대 속에 출범했는데 여야가 ‘기’(氣) 싸움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여야 지도부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반드시 반성하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통해 여야 지도부는 국민을 위하고 국익을 위하는 일 잘하는 정책 국회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여야는 각자 국회법 개정과 소위원회 활성화 등 국회개혁을 천명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국회개혁에 나서겠다는 여야 지도부의 생각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것이죠. 60주년을 맞는 18대 국회에서 반드시 국회개혁의 기틀을 마련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운영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출범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감사원의 권한을 국회로 이관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동감합니다. 좋은 지적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행정부에 소속됐기 때문에 헌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앞으로 헌법 개정과정에서 감사원의 국회 이관에 관한 부분도 논의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검토할 것입니다. -국회차원에서 독도에 관련해 특별법 통합과 특별위원회 상설화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국회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에 지시한 상태로 여야가 독도 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해 일본의 움직임에 언제든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독도 관련 4개 법률은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니 언론에서도 국회에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과 긴장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회가 선도적으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맞는 얘기입니다. 국회차원에서 남북관계가 교류, 협력, 인도정신 차원에서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부의 방침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같은 배를 타고 움직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일단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회 차원에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남북관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니 지켜봐 주십시오. -최근에 경제위기가 제기되는 등 경제여건이 많이 어렵습니다. 평소 생각하시던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력, 수주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0년 또는 100년 이상 세계강국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정부가 더욱 육성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정부와 국회 예산정책처에 조선산업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과제란 프로젝트를 지시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물류와 관광도 적극 육성해야 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육성 정책을 펼쳐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국회의장 임기 2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십시오. ▦국민들로부터 실종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매번 몸싸움만 하고 파행으로 치닫는 국회가 아닌 국민을 진정으로 위한 가장 높은 신뢰를 갖을 수 있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시장왜곡 나타나는 부문만 국가가 제한적 개입"
자유시장 경제원리 신봉
여유시간 생기면 독서 별 헤는 밤등 詩낭송 즐겨
건강비결은 산책 수목원 찾아 산림욕 김형오 국회의장은 자유시장 경제주의자다. 자유시장 경쟁체제가 제대로 뿌리 내리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제 전반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김 의장의 평소 소신이다. 자유시장 경제원리는 국가가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보장해 경제주체의 활동이 철저히 수요ㆍ공급원리에 따라 이뤄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김 의장은 다만 시장왜곡이 나타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제한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공재 등 공급이 한정돼 있는 재화ㆍ서비스의 경우 시장에 맡겨두면 독점 등 시장왜곡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로 부동산정책을 들었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정책과 관련, "원론상으로 국민들에게 세금을 덜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 "세원이 투명해져가는 상황에서 세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있기 때문에 세원은 넓혀야 하지만 세율은 낮추는 방향의 국세행정이 민생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취미생활로 독서를 즐긴다. 남들은 독서가 고리타분하다며 어떻게 취미가 될 수 있느냐고 하지만 그는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고 한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의 '수불석권(手不釋卷)'이라는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독서와 더불어 시 낭송을 좋아한다. 윤동주의 '서시' '별 헤는 밤' 등을 외워 낭송할 정도로 즐기는 편이다. 그는 또 건강을 위해 산책을 자주 한다. 특히 수목원을 찾아 산림욕 하는 것을 좋아한다. 회식자리에서 즐겨 부르는 노래는 '맨발의 청춘'이고 주량은 폭탄주 몇 잔 또는 소주 반병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