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휴설비나 중고차를 외국에 매각할 때 은행자금을 저리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한국은행은 13일 신규설비와 신품 수출에만 지원되던 무역금융의 범위를 유휴설비와 중고자동차 등 중고품 수출에 까지 확대,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무역금융이란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지원과 수출확대를 위해 은행들에 연 3%의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총액한도대출의 일종으로 은행들은 이 자금을 받아 기업에 통상 연 10% 이내의 저리로 대출하고 있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도 증가와 생산시설의 가동률 급락으로 유휴설비도 크게 증가,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설비를 담보로 잡고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도 심화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추정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국내 유휴설비는 은행· 리스· 성업공사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있는 물건 10조원, 기업 자체 물건 10조원 등 모두 20조원에 달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1조2,000억원의 수출증대 외에도 유휴설비 처분을 통한 기업구조 조정 촉진과 금융기관 대출담보 회수 등 효과가 유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역금융을 지원받아 중고품을 수출하려는 업체는 해외구매선의 신용장을 은행에 제시하면 은행은 유휴설비의 매입과 수리에 들어가는 자금을 수출대금이 업체로 들어올 때까지 빌려 쓸 수 있다.
한은은 영세 수출업체들도 중고품을 수출할 때 무역금융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은행 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관들의 신용보증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권홍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