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물류업계가 대형 인사 태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인 CJ GLS. 이밖에 현대로지엠도 다음 달 박재영 부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새 경영진 구성이 예상되는데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한진 부사장의 자리이동 여부도 관심을 모으는 등 택배업계가 하마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CJ GLS는 김홍창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CJ그룹 정기 인사에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CJ GLS 대표이사를 맡은 지 채 1년이 안됐지만 이례적으로 그룹 내 주력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981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김 대표는 제일선물, CJ투자증권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소재·바이오 총괄부사장 등을 거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업계의 관계자는 “올해 CJ GLS의 국내와 해외 실적이 김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 보다 호조세를 띠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에 맞게 조직의 체질을 개선한 점을 그룹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J GLS는 이에 따라 11월말까지 새 CEO를 선임할 예정이다. 그룹 정기인사에 김 대표 후임이 내부에서 임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J GLS 관계자는 “새 대표이사가 외부에서 영입될지 내부에서 선임될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현대 로지엠의 박재영 대표는 다음달까지 출근하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오는 12월18일 2년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난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건설 종합기획실, 현대상선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급)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현대택배(현 현대로지엠)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박 대표의 연임이 결정되지 않았고, 후임을 인선 중이라는 그룹 고위관계자의 말을 듣기는 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 후임은 연말께나 돼야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임 CEO가 내정된 곳도 있다.동아제약의 계열사인 용마로지스는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박동환 상무를 앉히기로 했다. 현 이원희 대표가 12월 1일 음료전문기업 동아오츠카 대표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12월 그룹 정기 인사를 앞두고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석태수 한진 대표이사의 거취도 업계의 관심사다. MIT MBA 출신인 석 대표는 그룹 내에서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하면서 오너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석 대표가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장 시절 역할을 충실히 해낸 점과 지난해 이종희 대한항공 대표이사 후임인사 때도 후보자로 거론됐던 점을 들어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진과 대한항공측은 모두 “아직까지 그룹 인사와 관련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