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보관하던 그림 한 점이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해 오던 그림 한 점이 사라졌다고 신고함에 따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사라진 그림은 유종하(75ㆍ전 외교부장관)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미술관 측에 요청해 보관해온 19세기 네덜란드 화가 알브레히트 쉔크(Albrecht Schenckㆍ1828~1901)의 유화 한 점이다. 유 총재는 지난해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수사 중이다. 실종된 그림은 유 총재가 주영국 대사관 공사시절인 1982년 영국에서 5만 파운드(현재 환율 약 9,0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들판의 양떼와 양치기를 그린 가로 2.2m, 세로 1.5m의 대작이다. 이후 1998년 당시 최만린 국립현대미술관장을 통해 보수를 의뢰했고 그 뒤로 줄곧 미술관에 보관해 왔지만 최근 그림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술계에서는 국립미술관이 고위 공무원의 ‘개인 소장품’을 보관해 주는 것은 미술관 내규 위반이라고 지적해 적법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측은 관계 부서를 상대로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은 1년에 한 번씩 작품 전수 조사를 하고 있는데 미술관의 작품 목록에 해당 작품에 대한 기록은 없었다”며 “만약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작품을 보관하고 있었다면 내규 위반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