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증시침체로 부진에 허덕이던 증권사들이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들은 3·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채권평가이익을 크게 늘렸다. 지난달 31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로 인해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9개 증권사의 3·4분기 순이익은 8,14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4.8%나 급증했다. 증권사 59곳 가운데 흑자를 낸 곳도 46곳이나 됐다. 삼성증권(016360)은 연결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이 7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8,418억원으로 40.3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53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신증권(003540)도 연결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이 2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5,609억원으로 38%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87억원으로 13% 줄었다. 대우증권(006800)은 연결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이 1,3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조8,459억원으로 146.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98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실적이 좋아진 것은 거래대금 증가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평가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및 저금리 기조로 증권사들이 볼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증권사들의 채권운용 부문 수익이 크게 개선된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증권사들은 보유 중인 채권 평가처분이익이 증가하기 때문. 또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예금상품의 인기가 떨어지고 주가연계증권(ELS), 환매조건부 채권(RP) 등의 판매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수익도 증가한다.
이태경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3·4분기 실적이 좋아진 데는 거래대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4·4분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며 "당분간 금리 인상 조짐은 보이지 않아 금리 인하 및 저금리 기조에 따른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처분이익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재웅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금리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 4·4분기 실적은 3·4분기를 넘어서기는 힘들 수 있다"며 "그러나 다시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도 아니고 거래대금도 6조원에 머물고 있어 금리 인하 효과가 사라지는 것을 큰 악재로 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리 변동 여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금리가 더 내려가면 채권 관련 수익은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규모에서 보면 3·4분기에 채권이익이 커서 4·4분기에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4·4분기도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