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칼리제이션의 추세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새로운 행정조직의 틀을 짜고 있다. 시장논리를 존중하고 규제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며 고객인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가적 정부로 변해야 공공문제 해결과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현재 각 부처에 대한 경영평가가 한창이다. 일부 부처의 경우 경영평가의 결과가 존폐문제로까지 비화되는게 아닌가 심히 우려하고 있다. 명백히 해야할 것은 해양수산행정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해양수산행정의 글로칼리제이션은 독특하다. 해운항만업은 국경없는 경제인 반면 수산업은 국경있는 배타적 경제수역시대를 맞고 있다. 해양수산 행정은 국제문제임과 동시에 국내문제다. 항만은 국제물류 흐름의 시발점이기도 하고 지방경제 발전의 중심이기도 하다. 연안은 사업기지와 어촌으로서의 경제적 이점을 공여하며 미래국민 삶의 터전이다.
21세기 일류해양국가건설을 표방하고 설립된 해양수산부는 이제 3년여도 안된 걸음마 단계의 정부조직이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글로칼리제이션을 착실히 정착해가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한국형 경제발전 모형에 이어 주목하는 새로운 행정모형이다.
해마다 겪는 해양수산부의 존폐논쟁 때문에 한·일 어업협정, 항만건설 등 중차대한 국가의 바다경영이 취약해진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마치 어린나무를 심어놓고 얼마나 자랐나를 재보기 위해 해마다 뿌리까지 뽑아보는 것과 같다.
경영조직에 대한 하나의 평가기준은 투입요소와 산출요소에 의한 성과분석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의 투입요소인 예산은 정부 총예산의 1.5%이며 해양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 수는 국가공무원 총원의 4%다. 이에 비해 산출요소인 해양산업의 국민경제(GDP)비중은 7.5%이며 외화가득액은 6.8%로 흑자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데이빗과 오스본이 말하는 기업가적 정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충족시키고 있다.
마르셀 프로스트는 「진정한 발견을 위한 항해는 신대륙을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있다」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의 창설이 신대륙 발견에 비유한다면 한국형해양수산행정 모형의 발전적 혁신은 이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새로운 시각이다. [홍승용 해양수산개발硏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