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개인들 코스닥 시장서 떠난다

올들어 매도우위, 1兆1,197억 넘게 '팔자'

올들어 코스닥시장을 탈출한 개인 투자자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월간 기준으로도 불과 5월과 7월만 소폭 순매수를 기록했을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줄곧 주식을 처분하고 시장을 떠났다. 13일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모두 1조 1,197억원 규모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개미들의 영토’라는 등식 아래 지난 2002년에 1조8,134억원 규모의 주식순매수를 나타냈던 개인투자가들이 지난해 3,054억원의 순매수를 고비로 올들어 순매도로 돌아선 모습이다. ◇시장에 대한 신뢰 상실=시장 전문가들은 “등록기업의 자진 퇴출과 거래소 이전 등으로 코스닥시장이 유명무실화되면서 ‘투자가 곧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일부 등록기업들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불신 ▦슈퍼개미 등의 시장 교란 ▦예측 불가능한 기업 실적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장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생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업들의 시장 교란이 결국 개인을 시장서 쫓아내는 부작용을 증폭시켰다”며 “기업 임직원들의 회사돈을 횡령한 사례나 각종 주가 조작사건 등의 망령이 투자자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시장이탈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지난 2000년 3월(당시 코스닥 지수 2,834.4포인트)을 전후로 폭발했던 코스닥 투자열기를 다시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말이다. ◇수급 불균형과 변동성도 원인=코스닥 시장의 위기는 수급상의 불균형과 극심한 지수 변동성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6년 331개였던 코스닥 등록기업체 수는 올해 882개로 2배반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시장매수 에너지를 가늠할 개인들의 매매규모나 주식거래량은 96년 당시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투자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갈수록 매수에너지가 고갈되는 양상이다. 특히 코스닥 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지난 2000년 이후 이날까지 대략 5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지고 지수 역시 86% 하락하는 등 확대되고 있는 변동성이 투자자와 자금의 이탈로 확대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은 세계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폭락을 경험한 시장”이라며 “이 같은 폭락장에서도 끝없이 신규등록사 유치하며 팽창에만 주력하는 시장, 기업경영 내용이나 투명성 등에서 벌써 퇴출됐어야 할 숱한 부실 및 불량기업들, 이를 방치하는 관리주체 등이 개인 이탈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에서 단계별 시장육성 우선순위를 마련하고, 나아가 등록기업간 옥석구분이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