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나라 공천갈등 봉합국면으로

이명박 당선인-박근혜 회동 "나라발전 협력" 화기애애 분위기<br>공천관련 '공정원칙'등 물밑교감 오간듯<br>박근계 "자꾸 얘기하면 또…" 구체언급은 자제<br>공심위 작업 방향따라 갈등 재연될수도

이명박(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서울 통의동 당선인 사무실에서 당선인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환한 표정으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분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만나 국정운영에 서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박 전 대표 측 탈당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회동 후 “이 당선인이 (공천을) 당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고 마땅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나도 거기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 문제는 강재섭 대표께서도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안다”며 “힘을 합해 나라를 발전시키고 새 시대를 열자는 당선인의 말이 있었고 저도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최대한 힘을 합해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분당 위기 넘겼다=박 전 대표는 회동에서 “전적으로 공감했다” “최대한 돕겠다” 등의 화해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8월 경선 패배 직후 ‘아름다운 승복’을 한 이래 최고 수위의 협조 발언이다. 전날까지 측근들이 쏟아낸 ‘탈당 불사’ 발언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두 사람이 회동에서 예상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일단 박 전 대표 측 탈당론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매우 만족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두 사람이 공천 문제를 매듭지었는데 측근 의원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천 물밑 교감 오갔나=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에서 모종의 ‘결정적인’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천과 관련해 숫자나 지분 등 구체적인 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큰 틀의 원칙에 공감하면서 사실상 서로에 대한 ‘적대 행위 중단’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사람의 회동 직전 당 총선기획단에서 양측이 공천심사위원 명단에 잠정 합의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방호 사무총장 공심위원 배제 ▦공심위 계파 안배 구성 등의 요구사항을 모두 거부당하면서도 지도부 인선안 초안에 합의해줬다. 실무적인 공천 방향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은 공천심사위로=당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공심위 공천작업 방향에 따라 양측의 갈등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박 전 대표도 이 당선인과 이견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공감했다. 자꾸 이야기하면 또…”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4차 회의를 열고 공심위 구성안을 확정,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최종 보고할 방침이다. 공심위원장에는 안강민 서울지검장이 내정됐으며 내부 인사로는 이 총장을 포함한 이 당선인측 의원들이, 외부 전문가에는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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