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최장 10여년 전부터 저소득 서민계층을 도와온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기구(이하 민간 서민금융기구)들이 줄줄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12일 여야 주요 의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발족한 신나는조합을 비롯, 사회복지은행ㆍ나눔과기쁨재단ㆍ대구광역자활센터ㆍ경남사회복지은행 등 쟁쟁한 민간 서민금융기구이 줄줄이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복지은행과 대구광역자활센터ㆍ경남사회복지은행 등 세 곳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복지사업자 자격을 반납했다. 신나는조합은 지난해 복지사업자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올해도 고민하고 있다. 이들 기구는 그동안 옛 보건복지부, 주요 대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서민지원 재원으로 사용했지만 지난 2009년 미소금융이 출범하면서 후원금이 끊겨 독자적으로 사업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나눔과기쁨재단의 한 관계자는 "미소재단은 기업과 정부 지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지만 민간 기구들은 대출 재원확보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서민금융기구들은 미소재단의 '복지사업자'로 변신, 기능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이마저도 지원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미소재단의 지원조건에는 ▦대출상환율을 95% 이상(미소재단 지난해 대출 상환율 87%) 유지하고 ▦매년 대출재원의 2%를 복지사업자 자체 자금으로 예납하도록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미소재단의 지원조건에 맞추려면 저소득층에 강력한 빚독촉을 해야 하거나 아예 대출 수혜자의 범위를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측은 대출 재원은 언젠가 주인을 찾으면 돌려줘야 하는 휴면예금을 바탕을 마련됐기 때문에 상환율을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납금 조건도 가혹하다.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가뜩이나 재원난으로 사업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민간 기구들에 도리어 자기 돈을 먼저 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