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4년전 악몽 재연에 '울음바다'

盧대통령 말없이 악수만<br>한때 "평창 승리" 나돌아…잘츠부르크 "잘못된 결정"

2014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한 노무현(왼쪽) 대통령이 5일 개최지가 러시아 소치로 결정되자 과테말라시 한국유치위원회 호텔 앞에서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현지 자원봉사 교민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과테말라시티=최종욱기자

평창이 또 다시 실패의 악연에 휩싸인 5일 아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과테말라시티 한가운데는 ‘한국인의 눈물’과 ‘러시아의 환호’가 교차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교민들은 ‘예스 평창’을 외치며 지구 반대편에서 이뤄진 대한민국의 패배를 달랬다. ○…개최지 발표 이후 과테말라시티 한가운데 위치한 홀리데이인호텔의 종합상황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시종일관 입을 다물었다. “수고했습니다”라는 말만 몇 차례 꺼낼 뿐 검붉은 빛깔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노 대통령과 함께 볼보 승용차편에 동행한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이던 교민들과 유치위 관계자들이 “힘내십시오”라는 말을 꺼내자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감정이 복받친 채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유치위 상황실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전용관 연세대 교수는 “비수에 찔린 심정”이라며 IOC의 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창의 패배가 발표되기 10분 전 홀리데이인호텔은 한때 ‘평창의 승리설’이 퍼져나와 술렁거리기도 했다. 현지에는 ‘믿을 수 있는 소식통’이라는 근거 아래 “평창이 이겼다”는 말이 귓속말로 퍼져나갔고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실제로 발표를 보기 위해 TV가 있는 곳으로 나오면서 ‘평창 2014’가 적혀 있는 빨간 머플러를 목에 걸고 나오면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평창 유치단이 눈물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러시아 측에서는 승리의 환호성이 넘쳐났다. 현지시각으로 개최지 발표가 이뤄진 4일 밤(한국시각 5일 낮) 과테말라시티에 러시아 측에서 공수해 설치한 ‘아이스링크’에서는 불꽃놀이가 이뤄졌고, 밤새 폭죽이 터졌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 측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IOC를 비난하고 나섰다.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는 탈락 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ㆍ경제 문제가 유치에 있어 결정적인 문제로 작용했다면 잘츠부르크가 선택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며 “IOC는 정치ㆍ경제적인 힘의 논리에 따라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 IOC의 이번 결정은 스포츠와 올림픽 활동에도 좋지 않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치 경쟁에서 평창과 소치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은 잘츠부르크는 총회 투표 날짜가 다가오면서 사실상 폭로전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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