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700선 무너져

이라크전쟁 불안감 충격… 코스닥도 급락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주식시장은 이같은 우려가 부각된데다 9.11 테러 1주기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10.84포인트(1.52%) 밀린 697.89로 마감해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2.56포인트(4.54%) 급락한 53.66으로 장을 마쳤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고 이는 세계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기 때문에 증시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거 경험상 전쟁으로 인한 증시 폭락이 단기간에 그친점과 이번의 경우 전쟁 위기감이 증시에 이미 반영되고 있는 점을 들어 그 충격이 단기 급락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 전쟁, 유가와 증시에 충격 지난 90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유가는 급등하고 세계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한달만에 각각 8.73%, 11.12% 하락했다. 또 두달만에 각각 12.55%, 16.90%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한달만에 11.52%, 두달만에 12.41%가 빠진 뒤회복세로 돌아섰다. 91년 1월17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보복공격을 개시했을 때 미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는 더이상 하락하지 않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당시 미국이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공격에 나서 단기간에 승리를 거둔 것이 주가 하락의 장기화를 막았다. 전쟁은 국제 유가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증시또한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 6일 현재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29.61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28.29달러, 두바이유는 26.88달러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전쟁 발발때는 30~4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는 브렌트유가 20달러에서 한달만에 40달러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가 1달러 오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는 0.07%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8억~9억달러 감소하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단기 급락 가능성 높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증시는 유가와 경제, 투자심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쟁 발발은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예상된 악재이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미국과 이라크 전쟁은 충분히 예상돼 주가에 부분적으로 반영되어 있어 그 파괴력은 90년 8월이나 작년 9.11 테러와 같이 돌발적으로 발생한 악재처럼 크지 않겠지만 단기적인 급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공격 시기가 겨울철 난방유 수요와 맞물린 시점(11~2월)에 이루어질 경우 유가가 40달러를 넘어갈 수도 있다"며 "이는 미국 경기 둔화의 논란 속에서 '더블 딥'(이중침체)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전쟁이 장기화되는 최악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밀릴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와 증시에 전쟁 우려감이 이미 반영돼 있고 과거 전쟁때의 폭락세도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며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전쟁 발발때는 경기 관련주보다는 실적이 좋은 내수주 위주의 단기매매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KGI증권 윤 이사는 "전쟁에 대비해 주식 물량을 부분적으로 현금화한 뒤 주가급락 이후 사태가 호전될 때 저가 매수의 기회를 잡거나 선물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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