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맹과 컴맹/홍관의 동부건설 사장(로터리)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안에 꼽힐 만큼 낮은 수준이다.알기 쉽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한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높은 국민적 교육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높은 문자해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국내외 전문가로부터 그간 한국 경제의 경이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커다란 원동력의 하나로 평가받아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는 이미 정보화시대라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일부 계층의 전유물 정도로 취급되어 국내 굴지의 큰 회사 사무실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던 컴퓨터단말기가 이제는 거의 모든 중소기업은 물론 슈퍼, 식당, 당구장, 부동산중개업소 등에서의 고객관리용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구석구석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초등학교나 중고생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이들의 성화에 못이겨서라도 PC 한대 마련하느라 빠듯한 가계가 더 힘들어진다. 값싸고 편리한 하드웨어의 대중적 보급과 함께 말 그대로 정보화시대를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전자결재 또는 원격지 화상회의 방식이 도입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로서 「서류없는 결재」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미 국경이란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인 정보의 큰 바다 「인터넷」에 빠져 밤을 지새우는 젊은 정보사냥꾼들이 신세대의 새로운 우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을 「Citizen」이 아니라 「Netizen」으로 부른다. PC통신망을 이용한 각종 동호인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표하는 추리소설 등은 새로운 문학의 장르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정치문제나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PC 통신망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격의없는 토론의 광장이 되고 정치인이나 정책결정자는 이를 통해 여론의 주요동향을 파악하는데 나섰다. 더욱이 이 모든 것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동시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 또 앞으로 10년후의 변화 역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단말기 자판을 두드리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문맹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컴퓨터를 활용할 수 없으면 그는 문맹이다. 이제 문맹 추방이아니라 「컴맹」추방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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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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