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4일] 왕따로 전락한 중국기업

"기관투자가들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투자 정보를 얻기도 어려운데다 실적에 문제라도 생기면 펀드매니저가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는 거죠."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를 '기관의 무관심'으로 꼽았다. 그는 "일부 자산운용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중국 기업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는 지침까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계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 확대 등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분석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중국 기업들이 제시하는 성장률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연합과기 등 일부 기업에서 드러난 부실 회계 우려, 바다 건너 멀리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거리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 중국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려면 '성장에 대한 믿음' '투명한 기업 경영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이런 믿음은 결국 실적으로 쌓아갈 수밖에 없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듯 실적도 오랜 기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해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꾸준히 기업을 알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 또는 한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지만 한국 증시에 상장된 만큼 한글 홈페이지를 적극 운영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공시내용이나 분기 실적만 게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전략이나 업황, 중국 현지사정 등을 그때그때 알린다면 국내 투자자들이 느끼는 물리적 거리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유망한 중국 기업이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다면 기업은 물론 투자자에게도 손해다. 중국 기업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눈에 보이는 노력을 기대해본다. 결과는 주가가 말해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