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후유증 우려되는'자문형 랩'과열경쟁

증권사들의 자문형 랩어카운트 판매경쟁이 과열양상을 빚으며 쏠림현상을 부추기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투자자 보호는 뒷전인 채 고객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원금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인데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만 강조하며 위험성에 대해서는 형식적 설명에 그치거나 투자정보확인서를 받지 않는 등 탈법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문형 랩은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금상황과 투자성향 등을 감안해 외부 투자자문사의 도움을 받아 고객 개개인 명의 계좌로 주식 등에 투자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상품이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보통 30~70개 종목에 투자해 운용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투자자문사가 골라주는 10~20개의 소수 종목에 고객 명의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문형 랩은 지난해 일부 자문사가 소수 우량주에 집중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상위 12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5,000억원에서 연말에는 5조원, 올 1월에는 7조원을 넘어설 만큼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문형 랩은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주가상승에 한 몫을 했다. 지속적인 환매가 일어났던 일반 펀드의 대안투자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며 증시 수요기반 확충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자문형 랩에 너무 돈이 몰리고 있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자문형 랩 판매 과열경쟁이 이 같은 쏠림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문형 랩 확대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판매수수료가 일반 펀드의 두 배 가까이 높아 자문형 랩을 많이 팔수록 증권사의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 등으로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자금이 특정 상품으로만 몰리는 쏠림현상은 과거 너도나도 중국증시에 투자했다가 주가하락으로 '반토막 원금'이 속출했던 중국펀드처럼 적잖은 후유증을 부를 수 있다. 자문형 랩은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증시가 하락할 경우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 자문형 랩의 순기능을 살리고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위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증권사 스스로도 과열경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도 랩어카운트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