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일한 성장버팀목' 내수마저 무너지나

■ 소비심리 연중최저車등 내구소비재 구매 7개월만에 최저 기록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본격적으로 줄일 태세다. 경기둔화, 주식시장의 하향 조정, 가계부채 급증 등 어느 하나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이 경제현안들 모두가 소비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비자들의 씀씀이 자제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소비심리 위축이 경기둔화를 앞당기고 이는 다시 소비지출을 축소시키는 악순환의 길목에 접어들 조짐이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는 해외경기의 하강세와 맞물려 급속도로 냉각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 소비심리 급속냉각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3.9로 전월 106.2보다 2.3포인트 급락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경기ㆍ생활형편ㆍ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며 100을 넘으면 '긍정적'임을 뜻한다. 9월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12월(100.9) 이후 최저치로 6월(110.6) 최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소비를 줄여나가는 소비자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를 평가하는 소비자평가지수는 97.2로 8개월 만에 다시 100을 밑돌았다. 소비 둔화세는 산업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9월 중 대형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도 두드러진다. 추석특수를 감안해 5.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던 백화점 매출은 오히려 마이너스1.4%를 기록했다. 경기하락이 내수경기와 소비심리 냉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소비자, 지갑 닫나 올 상반기 소비지출은 콜금리 인하, 한시적인 특소세 부과 유예 등으로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늘어 상반기 경제성장률(6.1%)보다 2%포인트나 높았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불안한데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심리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6개월 이후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는 107.5로 ▲ 6월 110.5 ▲ 7월 109.9 ▲ 8월 109.6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구ㆍ가전제품ㆍ승용차 등 내구소비재 구매(97.2) 역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외식ㆍ오락ㆍ문화생활(98.0)은 6개월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경기 회복세를 주도했던 내수성장세는 7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며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6%대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상반기 내수 주도와 달리 15~20%를 유지하는 수출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연말 경기 갈수록 불투명 상반기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소비가 둔화조짐을 보이며 앞으로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설비투자와 수출이 살아나면서 내수의 기여율을 대체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 가계대출과 주가하락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및 증시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부 경제환경이 불투명한데다 소비도 줄어들면서 앞으로의 경제성장 속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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