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극심한 '달러 가뭄'에 단비될듯

■ 이달 경상수지 10억弗 흑자 예정<br>국내외 투자자들 금융 불안심리 잠재울 전환점 기대


10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은 한국경제로서는 긴 가뭄 끝에 뿌려진 단비와 다름없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 행진을 거듭하면서 대외신인도 하락과 외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을 겪어왔다. 환율급등과 은행권의 외채 상환난, 외환보유고 감소 등의 악순환이 모두 경상수지 적자에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마침내 4ㆍ4분기 경상수지의 흑자전환은 그동안 금융시장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달러부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빠르게 잠재울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여행수지가 3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는 등 서비스수지가 좋아졌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경상이전수지도 국내로 해외송금이 많이 들어오면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10월에는 10억달러 안팎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연구실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경상수지의 흑자 전환 여부에 관심이 높다”며 “경상수지 흑자 전환은 한국의 신인도 제고는 물론 달러 유동성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10월 경상수지 규모가 10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두달 전인 8월만 하더라도 사상 최대폭인 47억달러 적자에 달했고 6월을 제외하고 계속됐던 경상수지 적자 행진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11억8,000만달러 적자였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일단 연말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 수입액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11월에 반영되는 10월 원유평균도입단가는 약 72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9월의 95달러에 비해 20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우리나라의 월별 원유수입량이 8,000만배럴임을 감안하면 매달 적어도 16억달러 이상의 흑자 효과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유가 하락분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적어도 매달 15억달러 이상 수입액이 줄어든다”며 “이를 고려하면 4ㆍ4분기에 적어도 40억달러 이상의 흑자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수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한자릿수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들거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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