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ㆍ개방 이후 빠르게 추진된 중국의 도시화 과정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도시는 베이징도, 상하이도 아닌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의 선전이다.
중국경제주간이 최근 중국사회과학원과 공동으로 주요 286개 도시의 도시화 품질을 평가한 결과 선전은 인구, 공간, 경제 등 양적 기준뿐만 아니라 생활수준까지도 고려한 종합적인 품질 측면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주민들의 행복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가처분소득 수준, 재정수입, 산업구조 등에 있어서도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2등과 3등은 역시 베이징과 상하이가 차지했다.
하지만 4위부터는 도시화 순위와 품질 순위가 달랐다. 기존 인구, 공간, 경제를 기준으로 본 도시화율에서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커라마이, 포산, 중산, 둥관, 샤먼 등 신흥경제 도시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도시화 품질로 평가를 하면 쑤저우, 광저우, 톈진, 난징, 다롄, 칭다오, 항저우 등이 톱 10에 들었다. 웨이허우카이 중국사회과학원 도시발전과 환경연구소 부주임은 "도시화의 질적 수준을 평가할 때, 도시 발전 수준은 물론 도농간 균형 발전이나 도시화를 위해 치러야 하는 사회, 경제, 환경 측면에서의 대가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장의 커라마이와 둥관의 경우 석유생산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고 경제활동이 활발하지만 환경문제 등 생활수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도시화 품질에서는 뒤처졌다. 특히 1인당 가처분 소득은 도시화 품질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기준 1인당 가처분소득이 높은 선전(3만2,381 위안), 상하이(3만1,838위안)의 도시화 품질지수는 모두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또 지역 정부의 재정수입이 높을수록 도시화 품질지수도 높았다. 탄탄한 재정능력이 산업구조 개선과 도시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도시화 품질 수준이 낮은 도시로는 허베이, 창춘, 타이위안, 하얼빈, 정저우 등이 꼽혔다. 양적 도시화 하위도시로는 네이멍구 자치구의 우란차부, 윈난성 린창, 후난성 화이화, 광시장족자치구의 허츠, 산둥성 랴오청 등으로 조사됐다.
질적 도시화 수준이 낮은 도시는 환경산업, 생활편의시설 등에 대한 투자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양적도시화 수준이 낮은 서부지역 도시는 인프라 투자에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도시화에 편승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우리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유신 중국자본시장 연구회 부회장은 "중국의 도시화는 소비중심 경제로 전환을 의미한다"며 "도시 성격에 따라 투자 모델을 찾는 한편 자본재산업은 고도화하고 소비시장 공략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