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당인 한나라당과 소속 대선주자들은 1일 한미FTA 체결 필요성에 공감해 온 만큼 협상 타결 상황을 환영하면서도 농촌 등 피해 지역 표심을 의식한 듯 피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심재철 한나라당 홍보기획위원장은 “개방이 되면 그에 따른 시련은 있을 것이지만 잘 극복해 또 한번의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표심의 역풍을 우려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를 검토하고 피해에 대한 대비책도 제대로 됐는지 면밀히 살핀 후에 우리 입장을 정해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도 환영 분위기 속에 피해 분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한미FTA 체결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고 세계 추세를 볼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타결 임박을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며 “피해 산업과 농업 분야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측도 “한미FTA를 포함해 개방을 일관되게 찬성해온 만큼 기본적으로는 협상 타결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농산물 부문 협상이 우리 농가에 불리하게 결론 난 것은 문제다. 철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도 기본적으로 환영 입장을 보였다. 홍재형 최고위원은 “역사적으로 무역을 활발히 했을 때 국가가 번영한 만큼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중국이나 일본에 뺏기지 않고 협상을 타결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피해를 줄이고 보상하면서 지원해주는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 등 당 일부에서 반대 단식 농성을 벌여 당내 이견을 통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당 지지기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진보 진영이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어 대선 등을 감안하면 곤혹스러운 처지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조속히 한미FTA 평가단을 구성하는 한편 정책 의총을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통합신당모임도 원칙적인 공감 분위기 속에 유보적인 태도다. 양형일 대변인은 “총론적으로 공감하나 쇠고기 협상이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 비준 여부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위원장은 “일부 손해 분야에 대한 보완 조치를 분석한 뒤 당 입장을 정리해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비준안 부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권영길 의원은 “몇 년 안에 온전한 우리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재벌 독점 체제가 공고해지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협상 비준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