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건설 매각공방전 '2라운드'

외환銀 "입장 밝혀라" 공문에 산업銀 "서둘 상황 아니다"<br>양측 갈등 심화로 매각 상당기간 늦어질듯

현대건설 매각 문제를 놓고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이 팽팽히 맞서 현대건설 매각 계획이 상당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산은에 현대건설 매각 문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자 산은은 “이미 입장을 다 밝혔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3월31일 김창록 산은 총재 앞으로 공문을 보내 “옛 사주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등을 포함해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싼 산은의 입장을 조속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공문은 다른 주주 금융회사들에도 전달됐다. 외환은행은 산은의 입장표명과는 매각주간사 선정 등 매각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이달 중순께 주주협의회를 열고 매각 강행 계획을 주주들에게 알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현금 확보가 시급해 지분이 많은 대우조선해양을 먼저 내놓은 게 아니냐”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반면 산은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우조선 매각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문은 외환은행이 개별은행의 입장을 물어온 것이며 우리는 이미 입장을 다 밝혔다”면서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된) 선결조건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지금은 대우조선 매각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를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입장표명을 요구하는데 산은의 입장은 주주협의회 회의를 통해 밝히면 된다”며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현금 확보를 위해 현대건설 매각을 다급하게 진행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금융계에서는 주주협의회가 열리더라도 산은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현대건설 매각 계획을 구체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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