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휴가를 어디에서 보낼지에 대해서는 삼성동 자택,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가족들과의 추억이 어린 경남 거제의 저도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경호상 이유로 청와대는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이후 동생 박지만씨 등 가족과의 만남을 거의 갖지 못했던 만큼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또 다른 휴가 동반자는 책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교육문화수석실에서 박 대통령에게 20권의 책을 추천했다”면서 “박 대통령이 인문학적 소양과 고전을 강조하고 하반기에는 민생경제 회복에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두기로 한 만큼 인문학과 경제 관련 책들이 선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박 대통령은 책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책을 통해 지혜를 얻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앙언론사 논설실장과의 오찬에서 “(여름휴가 때) 책도 읽고 앞으로 나라발전이나 국정운영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0년 여름휴가 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팔로어 요청에 박 대통령은 중국 고전인 ‘열국지’와 로마제국 통치철학을 다룬 ‘또 하나의 로마인이야기’를 추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대표시절인 2005년 여름휴가 때는 ‘괴짜경제학’ ‘블루오션 전략’ ‘대한민국에 고함’ 등과 같은 경제서적을 주로 읽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에게도 “눈치를 살피지 말고 넉넉하게 휴가를 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동안 허태열 비서실장이 남아 청와대를 책임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참모와 비서진에 ‘열심히 일했으니 휴가는 제대로 챙겨라’라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대부분의 참모들이 휴가시기는 달라도 5일 동안 휴가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휴가 사용에 관대한 것은 그만큼 청와대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수석이 휴가를 갈 때는 선임비서관이 업무를 챙기는 등 분업 형태로 꾸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