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해 문화계 결산- 방송

잇단 사고로 멍든 브라운관<br>'명품 핸드백' 'PD수첩' '연예인 X파일' 등 끊임없는 사건<br>시대상 반영한 '내 이름은 김삼순' 올 최고 시청률 기록

올해 방송가는 사고로 시작해 사고로 끝난 한 해였다. 1월‘연예인 X파일 사건’ 으로 시작된 올해 방송계 사고의 중심엔 MBC가 있었다. 각 신문사 방송담당 기자들의 연말 결산기사를 다시 쓰게 한 것 역시 MBC의 대표 시사교양 프로‘PD수첩’ 이다.

올해 방송가는 사고로 시작해 사고로 끝난 한 해였다. 1월 ‘연예인 X파일 사건’으로 시작된 올해 방송계 사고의 중심엔 MBC가 있었다. 각 신문사 방송담당 기자들의 연말 결산기사를 다시 쓰게 한 것 역시 MBC의 대표시사교양 프로 ‘PD수첩’이다. ◇끊임없는 사고, 중심은 MBC=1월에 터진 ‘명품 핸드백 파문’은 방송계 사고의 서막. MBC 보도국장 등이 기업체 간부로부터 향응과 명품 가방을 받은 이 사건으로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폐지되고 보도국장과 앵커는 보직사퇴했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연예인 X파일’ 사건도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국내 유명 연예인 125명의 신상에 대한 소문 등을 담은 문서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돼 큰 논란이 됐다. 7월 MBC ‘음악캠프’에서는 방송 사상 전대미문의 사고가 터졌다. 생방송 도중 록밴드 카우치 멤버가 성기를 약 4초간 노출, 물의를 빚었다. 광복절 ‘뉴스데스크’는 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하며 영화 장면을 발굴 영상으로 둔갑시켜 보도해 손가락질을 받았다. 곧 이어 브로커 홍모씨와 관련된 금품로비 의혹사건 때문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 직원 3명을 해고했다. 연이은 사건은 인명 피해로까지 연결됐다. 10월에는 ‘가요콘서트’ 상주 녹화장에서 11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벌어져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11월에는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에서 출연자의 음모가 노출돼 또 한번 물의를 일으켰다. KBS는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내보내 도덕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PD수첩 파문=이 모든 사건의 파장을 뛰어넘는 올해 최고의 방송가 이슈는 다름아닌 ‘PD수첩’ 파문이었다.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채취 매매 의혹으로 시작된 ‘PD수첩’의 문제제기는 황 교수의 ‘사이언스’ 제출 논문 자체에 대한 논란까지 확산됐다.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자체에 대해 ‘가짜 의혹’을 제기하면서 온 나라와 전세계 과학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PD수첩’은 이후 YTN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PD수첩’ 취재진이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폭로한 뒤 MBC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과학계를 중심으로 황 교수 논문에 대한 재검증 여론이 확산되면서 MBC는 기사회생했다. MBC는 잠정 중단시켰던 ‘PD수첩’ 황우석 2탄을 특집 방송했고,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자체검증에 돌입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결국 지난 23일, 황교수의 2005년 논문이 고의적으로 조작됐다는 서울대 중간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고 황 교수는 조작 사실을 시인하기에 이른다. ‘국민적 영웅’이었던 황 교수의 추락도 추락이지만, 난치병 환자를 비롯한 온 국민이 받은 충격은 이와 비교 자체가 안 됐다. ◇삼순이, 안방극장 제패=사고도 많았지만 올해 최고 시청률 드라마를 토해낸 곳도 MBC다. ‘내 이름은 김삼순’. 마지막회 시청률 50%를 넘긴 올해 유일했던 이 드라마는 실감나는 캐릭터와 스토리에 주인공 김선아의 열연이 잘 맞물려 ‘대박’을 터뜨렸다. 드라마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김선아의 ‘망가진’ 연기와 다니엘 헤니의 ‘조각 같은’ 외모가 특히 젊은 여성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몇 년간 문화면보다 사회면을 주로 장식했던 베테랑 배우 최진실은 KBS 2TV ‘장밋빛 인생’에서 완벽히 부활했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로 억척스러운 40대 주부 ‘맹순이’ 역을 잘 소화한 그녀의 연기는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시키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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